결국 대형마트로 번진 무급휴직…롯데마트 '창사 최초' 돌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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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7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전자상거래(e커머스)의 급격한 추격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덮쳐 이중고에 처한 대형마트가 결국 무급휴직에 돌입한다.

롯데마트는 경영 악화에 따라 다음 달부터 무급휴직을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롯데마트가 무급휴직을 실시하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코로나19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묶이며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와 관광ㆍ면세업계에 이어 무급휴직이 대형마트까지 확산한 것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8일부터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20일과 30일의 기간 중 선택해 무급휴직을 하게 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희망자에 한해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라며 “신청 인원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됐던 지난 4월 롯데쇼핑이 유동성 확보와 비용 절감을 위해 임원 연봉 20%를 삭감하기로 한 데 이은 두 번째 조치다. 이와 별도로 올해 하반기에 13개 점포를 정리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월 발표한 ‘2020년 운영 전략’에서 앞으로 5년간 백화점ㆍ할인점ㆍ슈퍼ㆍ롭스 등 롯데쇼핑의 718개 매장 중 200곳 이상(약 30%)을 정리하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124개 매장 중 최소 50개가 정리 대상이다.

롯데마트에서 시작된 무급휴직이 다른 대형마트로도 확산할지 주목된다. 홈플러스는 지난 17일 임원회의에서 3개월간 임원 급여 2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지난해 당기순손실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의 손실을 기록하면서다. 홈플러스는 2만2000여 직원 중 99%가 정규직으로, 인건비 비중이 크다.

유통업계에선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컸던 면세점들이 단기휴직에 돌입했다. 롯데면세점은 3월부터 주 4일제나 주 3일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자 중 90% 이상이 주4일제 근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라면세점도 5월부터 주 4일제를 실시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서울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유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역시 5월부터 월급의 70~80%를 지급하는 유급휴직 제도를 시행 중이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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