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생소한 파일코인, 국내선 채굴기 판매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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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파일코인]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암호화폐 파일코인(Filecoin)이 최근 논란을 빚고 있다. 대다수 국내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아 거래가 어려운 데도 불구하고 일부 업체들이 고수익을 주장하며 파일코인 채굴기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고객에게 파일코인 채굴에 참여하면 수개월 내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며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다단계 채굴이 성행하고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거래량 없는 파일코인, 채굴은 성행?

국내에서 파일코인 채굴기 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한 채굴기 업체 관계자는 “고객이 채굴기를 구매하면 업체가 채굴 업무를 대행한다”며 “채굴 수익은 고객 암호화폐 지갑으로 전송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업체는 해외에서 부품을 가져와 국내에서 직접 채굴기를 생산한다. 채굴기는 경기도 외곽에 두고 업체가 직접 관리한다.

채굴기 한 대당 가격은 약 2500달러(300만원)이며, 하루 채굴되는 코인 수량은 1~5개다. 해당 관계자는 고객과 6년 간 계약 기간을 둔다고 설명했다. 

파일코인은 다른 사용자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잉여 공간을 활용해 파일을 저장하거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한 분산형 파일 시스템(IPFS) 기반 스토리지 공유 플랫폼이다. 후안 베넷(Juan Benet)이 설립한 프로토콜랩스(Protocol Labs)가 개발했다. 파일코인은 2017년 8월 암호화폐공개(ICO)를 한 지 한 달 만에 2억5700만달러(약 3122억원) 이상 투자금을 조달했는데, 당시로선 ICO 사상 최고 금액이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파일코인은 스토리지 채굴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저장공간을 사용하는 고객이 스토리지 채굴자에게 파일코인을 지불하는 구조다. 백서를 보면 파일코인의 총 발행량은 20억개다. 이중 14억개(70%)가 채굴된다. 하루 채굴량은 42만개 정도다. 2억개(10%)는 ICO나 프리세일로 이미 발행됐고, 3년에 걸쳐 락업이 해제된다. 창립 멤버와 재단에게는 각각 3억개(15%), 1억개(5%)씩 주어지며 각각 6년과 3년 후 배분이 완료된다.

#채굴기 사면 수개월 내 투자금 회수?

국내 업체들은 채굴기를 사면 수개월 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 현재 파일코인은 게이트아이오(Gate.io)ㆍ비트포렉스(BitForex)ㆍL뱅크ㆍ토콕(TOKOK) 등 해외 중소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거래 가격은 5.9~11.6달러 사이다. 하루 1개씩 채굴한다고 가정하면 400일이 지나야 채굴기 한 대 값이 나온다. 

채굴한 코인을 팔 곳도 마땅치 않다. L뱅크와 토콕 내 파일코인 하루 거래량은 합쳐도 2만 달러가 채 안 된다. 거래량이 가장 많은 비트포렉스의 경우, 호가 간격이 넓게 벌어져 있는 등 자전거래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국내 거래소 중에서 파일코인을 상장한 곳은 에이펙스가 유일하다.

채굴 업체들은 파일코인이 조만간 제미니 거래소에 상장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월 제미니 거래소는 파일코인 상장을 위해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과가 없는 상태다. 한 업체 관계자는 업비트와 빗썸을 거론하며 향후 국내 유명 거래소에도 상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파일코인은 들어본 적도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채굴 다단계 사기, 조심해야

올해 파일코인 테스트넷이 가동되면서 국내 일부 다단계 업체를 이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파일코인은 5월 15일부터 2단계 테스트 네트워크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채굴자들이 지갑 주소를 생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목 현상을 겪어, 19일 재부팅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한 불법금융 퇴치 커뮤니티에선 최근 다단계 채굴이 성행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한 파일코인 채굴 업체는 추천을 많이 할수록 보상을 주는 보상 플랜을 발표하고, 투자자들에게 원화 대신 암호화폐 입금을 권하는 등 의심쩍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권선아 기자 kwon.se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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