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美, 군사대응 첫 언급…브룩스 "핵 폭격기 한반도 보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17일(현지시간) 전략국제연구소(CSIS)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응해 "한미가 핵 폭격기를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 및 여름 연합훈련 재개를 발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CSIS]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17일(현지시간) 전략국제연구소(CSIS) 화상 세미나에서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에 대응해 "한미가 핵 폭격기를 포함한 전략자산 전개 및 여름 연합훈련 재개를 발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CSIS]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 연합군 사령관이 17일(현지시간) "2018년 봄 이래 중단했던 핵 폭격기를 포함한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재개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알도록 북한을 동요시키는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다. 그는 여름과 가을 한·미 연합훈련도 재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핵 폭격기·F-35·항공모함·핵 잠수함 열거 #"北 '선 넘었다' 깨닫게 해 억지 회복해야" #"연합훈련, 이제 북한과 논의할 사안아냐" #"북 공동경비구역(JSA) 재무장 오판 우려, #유엔사·군사정전위 통해 경고, 대화 제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관계의 상징물인 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 이틀째 아무 언급을 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에서 한·미 동맹 차원의 군사적 대응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한 건 처음이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날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재개 제안은 전략국제연구소(CSIS) 화상 세미나에서 나왔다. 그는 이번 도발과 관련 "북한의 동기는 워싱턴과 서울을 이간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미 동맹은 최대한 군사적 대응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2016년~2018년 이에 관해 많은 연습을 했다"며 "우리도 북한에 군사적 수단을 동원해 압박을 강화하는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2018년 봄부터 하지 않았던 한반도로 전략자산 전개 금지를 해제한다고 지금 발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핵무기를 투하할 수 있는 폭격기, F-35,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 등이 단순히 전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옵션"이라고 열거했다.

그는 "북한이 한국이 소중히 여기는 것(남북관계 개선)을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북한이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 게 무엇인지 분석해 대응해야 한다"며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자산 전개를 가장 먼저 꼽았다. "내가 이를 제시하는 건 전략자산 한반도 재전개는 북한을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은 지금 당장 자신들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느끼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이 북한이 스스로 자제하도록 만들어 일정 정도 억지를 복원하는 첫 번째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금이 늦은 여름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할 좋은 시점"이라고도 했다. "연합훈련은 이제 더 이상은 북한과 논의할 사안이 아니며 앞으로도 북한이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게 됐다"라고 하면서다.

그는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훈련 재개가 군사적 압박을 조성하는 동시에 남북은 물론 북미 간 외교적 대화를 위한 견인력을 회복하는 것과 연계해 이뤄져야 한다"라고도 말했다. "북한도 완전히 문을 닫은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필요한 대화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고 하면서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한·미 군사적 대응이 북한의 오판이나 의도치 않은 군사적 충돌을 부를 가능성에 관한 질문엔 "우리도 선을 넘지 않고 대응의 한계를 찾으려고 노력한다"며 "나는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후속 조치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로 갑자기 무기를 반입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예상한다"라고 했다. "JSA 안에는 (방어) 벽이 없고 물리적 거리가 매우 가깝기 때문에 정말 걱정스럽고, 오판 가능성이 그곳에서 가장 크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9·19 군사합의에 따라 철수한 북측 11개 전방초소(GP) 복구 등 후속 조치를 주저하게 하고,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 북한의 계산법을 바꾸기 위한 균형 잡힌 행동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전력 전개에 앞서 북한 인민군을 상대로 유엔사령부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한 대화를 제의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등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이번 도발 전면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나선 것과 관련해 "북한 내부의 변화와 관련 김여정의 부상은 아주 가시적이고, 의도적인 것"이라며 "지난 수년 노동당에서 지위가 격상되고 당 선전선동부장으로 비난 성명을 관장한 것과 본인이 직접 성명을 발표한 것은 다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녀가 북한의 강경노선 입장을 대변하는 위치가 됐다"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