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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김정은, 북미회담때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 획득 성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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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6월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뉴시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로 남북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으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얻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17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에고(ego·자아)'와 '허식'에 대한 취향에 맞춰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의 첫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을 했고, 2019년 6월에는 판문점에서 회동했다.

이에 대해 타임은 평론가들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북한 땅을 처음 밟은 것으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기여를 할 수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시기에 (김 위원장에게) 세 차례에 걸친 단독 정상회담만을 부여함으로써 ‘에고’와 ‘허식’에 대한 취향을 살릴 수 있었고, 김 위원장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획득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반 전 총장은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시험 발사에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용인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없는 일부 단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데 대해 '오케이'라고 말해왔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미국의 본토의 안보와 안전에 대한 문제일 뿐 아니라 인류 전체에 대한 안보와 안전의 문제이고 위협”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7년 말 이후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해왔지만,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미사일 시험 발사 등을 지속해왔다.

이날 반 전 총장의 타임 인터뷰는 각 분야 인사들에 대한 연쇄 인터뷰인 '타임100 토크'(TIME100 Talks)의 하나로 이뤄졌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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