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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밴드→버스 증차→웹캠 감시’까지…방역과 커닝 모두 잡을 대학별 묘책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7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인근 카페에서 영남대 재학생이 1학기 중간고사 온라인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뉴스1.

지난달 7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영남대학교 인근 카페에서 영남대 재학생이 1학기 중간고사 온라인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했던 온라인 시험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적발돼 대학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기말고사를 앞둔 일부 대학은 ‘방역’과 ‘부정행위 방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묘책을 내놓고 있다.

발열 체크한 사람 구별하는 ‘손목밴드’ 등장

홍익대는 기말고사 기간 학교를 출입하는 모든 학생에게 온라인 문진표를 작성한 후 '대면 참석 가능 손목밴드'를 착용하게 했다. [홍익대 페이스북 캡쳐]

홍익대는 기말고사 기간 학교를 출입하는 모든 학생에게 온라인 문진표를 작성한 후 '대면 참석 가능 손목밴드'를 착용하게 했다. [홍익대 페이스북 캡쳐]

지난 6일부터 기말고사 기간이 시작된 홍익대의 경우 놀이공원에서 볼 법한 손목밴드가 등장했다.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전 과목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하는 대신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목적이다. 대면 수업을 받거나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를 방문한 모든 학생은 캠퍼스 내 지정된 발열 검진소에서 온라인 문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발열 검진소에서는 학생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한 후 코로나19 증상과 해외여행 여부 등을 확인한다.

학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해당 내용을 기록한 학생에게는 ‘대면 참석 가능 손목밴드’를 채워준다. 손목밴드를 받은 학생은 그날 하루 동안 추가로 검진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손목밴드 색이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날에는 재사용할 수 없다. 홍익대 관계자는 “문진표를 작성하기 위해 학생들이 몰릴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시험 일정을 조율했다. 이번 기말고사는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4주간 이어질 계획”이라고 했다.

고려대는 학내에 발열 검진소를 설치해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학생에게 요일별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고려대는 학내에 발열 검진소를 설치해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학생에게 요일별 스티커를 나눠주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고려대도 학내에 발열 검진소를 설치해 코로나19 증상이 없는 학생에게 요일별 스티커를 나눠준다. 한 학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스티커 모으는 게 재밌다”며 지금까지 받은 스티커를 올려놓기도 했다.

버스 증차한 서울대, 온라인 시험선 문항 순서 다르게

서울대학교 정문. 중앙포토.

서울대학교 정문. 중앙포토.

전체 학생의 약 40% 정도가 대면 시험을 치르는 서울대는 감염 예방을 위해 셔틀 버스를 증차할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 임차 버스 30대를 운영 중인데 학생이 몰리는 시간대에 배차 간격을 좀 더 타이트하게 운영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학교 버스 16대도 추가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지난 9일 교수들에게 e메일을 보내 부정행위를 막을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안내문에 따르면 서울대 자체 프로그램을 사용해 온라인 시험을 볼 경우 응시생에 따라 보기 문항 순서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 한 서울대 교수는 “주변에서 이 기능을 활용하는 교수들이 많다. 수강생들이 많은 과목에서 집단으로 모여 시험을 볼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어느 정도 예방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온라인으로 시험을 보는 대신 실시간 감시를 하겠다고 선언한 대학도 있다. 성균관대의 경우 화상회의 시스템을 통해 응시생의 신분과 연습장을 확인한 후 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동국대 역시 실시간 온라인으로 시험을 운영하고 웹캠을 통해 응시자의 얼굴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홍익대ㆍ서강대, 선택적 패스제 도입 

홍익대는 지난 5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강의로는 상대적으로 비교 평가가 어렵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했다. [홍익대 홈페이지 캡쳐]

홍익대는 지난 5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강의로는 상대적으로 비교 평가가 어렵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했다. [홍익대 홈페이지 캡쳐]

한편, 홍익대와 서강대 등은 온라인 강의로는 상대적으로 비교 평가가 어렵다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선택적 패스제는 성적이 공개된 후 학생들이 성적을 그대로 받을지, 등급 없이 ‘패스(Pass)’로만 받을지 선택하는 제도다. 패스제를 선택할 경우 D학점 이상은 성적표에 등급 대신 ‘패스’로 표기돼 학점 계산 시 해당 점수가 반영되지 않는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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