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0개 전 구단에 욱일기(전범기)의 역사적 배경 설명과 함께 ‘욱일기를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12일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EPL에서 욱일기가 꾸준히 등장했던 것에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욱일기의 정확한 역사적 배경을 전 구단에 제대로 알려주고 싶었다”며 캠페인을 진행한 이유를 밝혔다.
EPL 소속 리버풀은 지난해 말 구단 홈페이지에 1981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인터콘티넨털컵 플라멩구전에서 지쿠의 활약을 소개한 영상을 올리면서 욱일기 문양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 같은 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지난 2009년 자체 발간한 잡지에 욱일기를 사용한 사실이 최근 발견돼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 교수는 리버풀 욱일기 논란 이후 많은 축구 팬들로부터 욱일기 관련 제보를 꾸준히 받아왔다며 “(구단)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 계정과 EPL 관중석 등에서 욱일기 사진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가 EPL 구단에 발송한 이메일에는 욱일기가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담은 영상과 세계적인 스포츠 기업이 욱일기 문양을 사용했다가 없앤 사례집을 함께 첨부했다.
또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기관인 아시아축구연맹(AFC)이 2017년 챔피언스 리그 예선 경기 당시 욱일기 응원을 펼친 일본 가와사키 구단에 벌금 1만5000달러(약 1800만원)를 부과한 사실도 강조했다.
서 교수는 EPL을 시작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전 구단에도 같은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낼 계획이다.
앞서 서 교수는 지난해 말 유럽 4대 축구리그 측에 일본 욱일기가 전범기임을 알리는 자료를 이메일로 발송한 바 있다.
서 교수는 '도쿄올림픽 욱일기 응원 퇴치'를 위해 10개 언어로 제작한 '욱일기=전범기' 디자인 파일을 미국·중국 등 시민단체들과 함께 SNS로 세계에 전파하고 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