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의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지난 2일 초발환자 발생 후 나흘 만에 42명으로 늘었다. 또 양천구 탁구 동호회에서 이틀새 17명이 확진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노인 대상 방문판매업체, 소규모 교회, 동호회 등 잇딴 감염 #당국 밀폐·밀집·밀접 등 '3밀(密)' 소모임 비상 #정은경 "소모임 취소·연기하고 비대면 전환" 당부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전날 대비 13명이 늘어 총 42명이다. 2일 초발환자가 나온 뒤 4일 10명, 5일 29명에 이어 확산세가 거세다. 지역별로는 서울 26명, 경기 8명, 인천 6명, 충남 2명이다.
리치웨이는 주로 노인들을 모아놓고 노래 부르기 등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하면서 건강용품을 판촉하는 행사를 열었던 곳이다. 현재 방역 당국의 진단검사 대상만 200명 가까이 돼 추가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리치웨이 조사 결과, 환기가 불량한 밀폐된 환경에서 다수의 방문자가 밀집하게 모여 오랜 시간 노래, 음식 섭취 등 행위가 이뤄졌다"며 "지난달 21일부터 3일 사이 관악구 시흥대로 석천빌딩 8층 방문자는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코로나19는 수도권 지역의 소모임에서 산발적으로 잇따르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인천 개척교회 소모임부터 이번 리치웨이 방판 행사, 양천구 탁구동호회 등이다.
인천 개척교회발 누적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까지 80명으로 늘었고, 서울 양천구 탁구클럽에선 17명의 신규 확진자가 확인됐다. 또 경기도 용인시 큰나무교회에서도 13명이 이날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큰나무교회도 소규모 모임에서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각종 소모임이 최근 집단감염 창구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정 본부장은 "종교 등 소모임, 방판업소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며 "지하에 있거나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장소에 많은 사람이 밀집돼 감염률이 높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화를 하거나 찬송이나 노래 부르기, 식사 등 밀접한 접촉을 장시간 했다"며 "마스크 미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지 않은 것도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밀폐·밀집·밀접 등 '3밀(密)' 환경에서 집단감염이 급증하고 있다는 말이다.
방역 당국은 이런 소모임 감염이 수도권에서 발생 중이고, 주로 고령층이 감염되고 있는 점에 특히 긴장하고 있다. 감염 확산 위험이 큰데다, 고령층이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치명률이 높아서다.
코로나19 확진자 대비 사망자수로 집계하는 치명률은 이날 기준으로 전체 평균 2.33%지만, 80세 이상은 26.23%다. 70~79세도 10.67%에 이른다.
당국에 따르면 리치웨이 확진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위험군이다.
정 본부장은 "최근 65세 이상의 고령자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중증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5월 이후 신규 확진된 분들 중에 위중 환자가 2명(80대), 중증환자도 6명(50대 3명, 60·80·90대 각 1명) 추가로 발생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방울(비말)로 인한 전파 우려가 큰 소모임을 취소·연기하고 되도록 비대면으로 전환해 달라"고 촉구했다. 정 본부장은 "당국은 이런 소모임 감염 전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판업체나 종교 소모임 관리 강화방안을 내일부터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