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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에 앞서 반성하는 기자의 글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89호 21면

사람에 대한 예의

사람에 대한 예의

사람에 대한 예의
권석천 지음
어크로스

권석천 JTBC 보도총괄의 신간 에세이 『사람에 대한 예의』를 읽으며 내내 불편했던 것은 왜일까. 서로 다른 조직에서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시선 차 때문일까. 법조기자를 하며 검사가 부른 대로 받아쓰곤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아니다. 그 이유는 책 곳곳에서 끊임없이 반성하는 저자의 모습에 있었다. (책 272쪽 ‘국기에 대한 맹세가 싫은 이유’ 도입부를 빌림)

저자는 이토록 치열하게 고민하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했는가. 이른바 ‘사회의 목탁’이라는 기자가 일을 호구지책으로만 생각하고 살아서야 되겠는가. 책을 읽는 내내 했던 생각이다. 저자가 글을 풀어가는 단서는 영화 또는 책이다. 대부분의 글이 보고 읽으며 느끼고 생각했던 것에서 출발한다. 이를 모티브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을 지적하고, 엘리트 집단의 자기 모순적 행태를 비판한다. 그리고 모든 것은 자신에 대한 반성으로 귀결된다.

저자는 올해 30년 차 기자다. 문학 잡지 ‘악스트’와 인터넷 서점 블로그 ‘채널 예스’에 실었던 글을 일부 모았고, 절반 이상 새로 썼다고 한다. 과거 글은 시절에 맞춰 손봤다고도 한다. 예전에 후배 기자들은 그의 중앙일보 칼럼을 소셜미디어에 갈무리해 읽고 또 읽었다. 조국 사태 이후, 대한민국이 둘로 갈린 것처럼, 그의 칼럼에 대한 반응도 둘로 갈린 느낌이다. 여전히 그의 글은 너무도 스타일리시하다. 질투가 날 만큼.

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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