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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떠는 벙커버스터 투하 훈련 예고…'지하 60m 파괴'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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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이 지하 시설물을 타격할 수 있는 항공 폭탄인 벙커버스터(Bunker Buster) 폭격 훈련을 예고했다. 미군이 사전에 어떤 폭탄을 떨어뜨릴지 알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때문에 미국이 지난달 핵 억제력 강화를 선언한 북한에게 경고를 보내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B-2 스리픽 스텔스 전략 폭격기. [중앙포토]

B-2 스리픽 스텔스 전략 폭격기. [중앙포토]

미 공군의 제96 훈련 비행단은 지난 2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곧 B-2 스피릿 스텔스 전략 폭격기가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대형관통탄(MOP)을 투하할 때 비행단 기술진이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형관통탄은 벙커버스터라고 불리는 GBU-57을 일컫는다. GBU-57은 무게가 14t이며, 지하 60m까지 관통할 수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미군은 보통 훈련의 구체적 내용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훈련이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날달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열어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스텔스 폭격기인 B-2가 GBU-57 벙커버스터 2발을 투하하고 있다. [유튜브 Aviationist 계정 캡처]

스텔스 폭격기인 B-2가 GBU-57 벙커버스터 2발을 투하하고 있다. [유튜브 Aviationist 계정 캡처]

특히 GBU-57은 북한이 두려워하는 무기다. 북한은 전 국토에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만들었다.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의 탄도미사일 기지엔 7개의 긴 터널이 있고, 최대 18대의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TEL)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 GBU-57은 이 같은 지하 시설물을 파괴하는 용도의 폭탄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 위기가 최고에 달했던 2017년 B-2와 벙커버스터로 북한을 억제하려 했던 적이 있다. 2017년 5월 B-2가 GBU-57를 투하하는 훈련을 벌였다. 같은 해 10월 B-2의 야간 폭격훈련을 진행했는데, 당시 무선통신에 따르면 “DPRK(북한)의 지도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휘소” 등 북한 폭격 훈련을 암시하는 대목이 많았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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