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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위 진원지 한인회장 "한인가게 7곳도 불타고 약탈당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백인 경찰이 비무장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의 목을 눌러 질식시켜 숨지게 한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1주일 넘게 계속되고 있다. 사건이 벌어졌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의 황효숙 한인회장과 2일 화상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 차별 철폐 요구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위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한인 회장을 인터뷰했다. [중앙일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 차별 철폐 요구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시위의 진원지인 미네소타주 한인 회장을 인터뷰했다. [중앙일보]

밤늦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네소타 거주하신 지 몇 년 되셨나요.
40년 정도 됐어요.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현미경 등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나노 테크놀로지 회사를 경영하고 있어요.  
전에도 이런 정도의 시위가 있었나요.
이런 정도의 시위는 역사상 처음이에요. 미네소타 역사상.  
미네소타 시위 상황은 어떤가요.
월·화·수·목까지 제한된 공간에서 시위했었어요. 이게 폭동이 되기 시작한 것이 목요일 밤부터예요. 방화에 파괴가 시작됐어요. 여기 주 방위군을 그만큼 소집(동원)한 것도 미네소타 역사상 처음이에요.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을 막으려고 했는데 대응이 잘 안 됐어요. 금요일은 사실 (진압이) 실패했어요. 방위군을 더 모집해서 토요일은 상당히 많이 진압됐어요. 지금은 아주 잠잠해요. 평화적인 시위는 이뤄지고 있고요.
한인은 어느 정도 있나요.
한인 교포들이 1만 명 될 거예요. 그리고 한국에서 입양된 입양자가 2만 명쯤 돼요. 그래서 한국 사람 핏줄이 3만명~3만 5000명이라고 보고 있어요. 
한인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요.
폭동이 일어난 지역에서 사업하는 사람 일곱 명이 피해를 봤어요. 다섯 명은 흑인들이 좋아하는 옷·가발·장신구 등 잡화를 파는 분들입니다. 나머지 한 명은 전화상(스마트폰 판매)을 하세요. 한 분은 식당을 하시는데 요번에 피해를 보았죠.
구체적으로 한인 상점의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요.
목요일 밤에 불을 많이 질렀어요. 한국 사람 중에 가게가 전부 탄 사람도 있어요. 가게에 30~40명씩 그룹을 지어 들어왔다고 해요. 약탈하고 방화하고 손실이 컸다고 합니다. 
미국 시위 한인상점 피해 도시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미국 시위 한인상점 피해 도시 현황.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흑인 시위가 왜 일어났다고 보세요.
아시아 사람들, 한국인·중국인·일본인에게 직접 차별을 안 해요. 그런데 흑인은 또 다른 차원에 있어요. 그분들은 여러 가지로 분노가 날 만큼 차별을 받아요. 그런 데 대해서 정말 측은하고….
지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 도움이 안 돼요. 이런 문제는 잘 달래서 이야기도 하고 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좀 유별나잖아요.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하면 총 쏘겠다"고 며칠 전에 말했잖아요? 그렇게 하면 부채질이 되는 거지.
코로나 문제까지 겹쳐서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말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여기(코로나 문제)에도 인종 문제가 있어요. 백인하고 아시안은 많이 안 걸렸어요. (※흑인 인구는 미네소타주에서 7%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의 16%를 차지한다. 기저질환이나 낙후된 생활 여건이 이유로 꼽힌다). 코로나에 대한 교육이 잘 안 됐던 것 같아요. 인종 차별이나 사회적 계층 문제가 거기서도 나와요.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영상=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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