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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에 취한 한평생, 서예가 인영선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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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인영선

인영선

서예가 인영선(사진) 선생이 18일 별세했다. 74세. 고인은 글과 글씨가 어우러진 문인화, 시서화(詩書畵)를 종합한 작품으로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전서와 행초서에 집중하며 옛 서체에 충실했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갔다. 겸재 정선의 그림을 수없이 따라 그린 끝에 경지에 올라 글씨와 그림의 일치를 이뤘다.

고인의 자호(自號)는 취묵헌(醉墨軒). ‘먹에 취한 집’이란 뜻대로 50여년 글씨에 취해 지냈다. 1970년대 중반 천안에 서실 ‘이묵서회(以墨書會)’를 연 뒤 “일찍이 없었던 글씨를 만나고 싶다”며 먹을 갈고 벼루가 닳도록 글씨를 썼다. 2014년 일중서예 대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칠순 맞이 개인전 제목을 ‘흐르는 물처럼’으로 정하고 ‘먹을 갈아 붓을 빌려 늘 그러하기를 빌어본다’는 뜻의  ‘도법자연(道法自然)’을 썼고, ‘산은 종교다’라는 작품으로 자연의 너그러움을 표현했다. 빈소는 충남 천안시 천안하늘공원장례식장 1호실. 발인 21일 오전 9시. 041-621-8011.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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