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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매각되면 어떤 과정 밟게 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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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연합뉴스]

두산그룹의 야구단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두산 베어스 매각이 이뤄진다면 어떤 과정을 거칠까.

두산중공업 채권단(자금을 지원한 은행들)이 두산그룹에 야구단 매각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에 야구단을 창단해 39년간 운영중이다. 두산 베어스는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고, 한국시리즈에서 6번이나 우승해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에서도 가치가 높은 편이다. 연평균 100만 관중을 동원할 만큼 팬들의 충성도도 높다.

야구단 구단주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다. 올해 초부터 야구단 매각설이 나돌았지만 비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관련 지시를 내리지도 않았다. 김태준 두산 베어스 홍보팀장은 "그룹 차원에서 매각과 관련해 어떠한 사항도 전달된 적이 없다"고 전했다.

야구단이 매각되려면 KBO(한국야구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KBO 총재와 구단 대표이사들이 참여하는 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과거 1999년 IMF(국제금융기구) 사태 당시 야구단 운영이 어려웠던 쌍방울이 SK에 매각할 당시에도 총회 표결을 거쳤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과거 사례들을 봤을 때 구단 매수가 부결된 사례는 거의 없다. 매수자가 큰 결격사유가 없는 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오랫동안 구단을 운영했던 두산그룹이 손을 놓은 것을 아쉬워하는 팬들도 많다. 두산 베어스는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원년부터 한 번도 운영주체가 바뀌지 않은 팀이다. 매각되더라도 '베어스'란 팀명이 바뀌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그룹은 2001년 8월 해태그룹으로부터 야구단을 인수했지만 '타이거즈'란 팀명은 유지했다.

구단 인수를 환영하는 이들도 있다. 그동안 두산이 재정 악화로 인해 적극적인 투자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매년 유망주를 정상급 선수로 키워 '화수분'이란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자유계약선수(FA)가 되면 몸값을 감당하지 못해 떠나보냈다. 김현수(LG), 양의지(NC), 민병헌(롯데) 등이 대표적이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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