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으로 보건소 환자 급감

중앙일보

입력

농어민.노인 및 서민들이 즐겨 찾던 보건소에 요즈음 환자들이 급감하고 있다.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의약품을 제공할 수 없게 돼 진료비를 제외하면 일반병원보다 싸다는 장점이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충남 천안시보건소의 경우 의약분업이 시작된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이용환자 수가 1백50여명으로 지난달 (2백여명) 보다 30% 가까이 줄었다.

아산시보건소도 38%나 감소했으며, 보령시등 나머지 충남도내 시.군 보건소도 대부분 환자수가 20~30% 감소했다.

시.군보건소의 경우 종전에는 환자가 한번 진료 (진료비 1천원) 를 받으면 최장 3일분까지 약을 탈 수 있었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영세민들은 대부분 무료진료를 받았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실시된 뒤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진료비는 5백원으로 일반 병원 (2천2백원) 에 비해 싸지만 약은 일반환자와 똑같이 보건소에서 받은 처방전으로 약국에서 타야 한다.

고혈압 증세가 있어 주 1회정도 보건소를 이용해 온 김대섭 (67.천안시 쌍용동) 씨는 "의약분업이 실시된 뒤 보건소에서 처방전만 내주기 때문에 일반병원에 갔을 때와 약값에 차이가 없는데다 거리도 멀어 최근부터 보건소 대신 가까운 병원을 이용하고 있다" 고 말했다.

한편 환자들의 보건소 이용 기피 현상이 나타나자 대전시는 65세 이상노인들에 한해 약값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시는 의약분업 실시에 따른 노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시내 19개 보건소 (보건지소및 진료소 포함) 에서 진료를 받은 노인들이 처방전으로 일반 약국에서 약을 조제한 뒤 내는 본인 부담금 (약값 8천원이하는 1천원, 8천원초과는 30%) 을 전액 시예산으로 부담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대전 = 최준호.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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