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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먹이 못 구해"···캐나다 동물원 판다, 중국 돌아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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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물원의 명물인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가 고향 중국으로 조기 송환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탓에 판다 먹이인 대나무 수입이 어려워지면서다.

13일 중국 인민일보 해외판은 "캐나다 캘거리 동물원에 사는 판다 두 마리인 얼순(二順)과 따마오(大毛)가 당초 계약보다 2년 앞당겨 중국에 송환된다"고 보도했다.

중국과 캐나다가 맺은 협정에 따르면 두 판다는 2023년 중국으로 돌려보내질 예정이었지만 2년 앞당겨 내년에 귀향하기로 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세계 각국에 판다를 장기간 빌려주는 형태로 이른바 '판다 외교'를 벌이고 있다.

조기 송환이 결정된 건 코로나19에 하늘길이 막히면서 신선한 대나무 수입이 어려워지면서다. 캘거리 동물원 측은 판다의 먹이인 신선한 대나무를 1주일에 2번씩 항공편으로 중국에서 받아왔지만, 코로나 이후 직항편이 끊어지면서 공급이 중단됐다.

예민하기로 유명한 판다는 원래 먹던 대나무가 바뀔 경우 위장병을 일으키는 등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자이언트 판다는 신선한 대나무만을 먹고 조금이라도 오래된 대나무는 입에 잘 대지 않는다"고 전했다

캘거리 동물원 최고경영자(CEO)인 클레멘트 란시어는 CBC 뉴스에 "판다는 거의 대나무만을 먹는 동물인데, 먹이를 제대로 줄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동물원 측은 캘거리 직항편이 어려워지자 토론토로 오는 비행기로 공급선을 바꿨지만, 최근엔 그것마저도 여의치 않다.

얼순과 따마오가 낳은 아기 판다인 '지아 판판'과 '지아 웨웨'가 캘거리 동물원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사진은 2019년 촬영된 것. [신화=연합뉴스]

얼순과 따마오가 낳은 아기 판다인 '지아 판판'과 '지아 웨웨'가 캘거리 동물원에서 대나무를 먹고 있다. 사진은 2019년 촬영된 것. [신화=연합뉴스]

자이언트 판다는 까다로운 식성에다 번식시키기도 어려운 편이다. 전 세계에 1800마리만 남아 국제자연보호연맹 멸종위기종 명단인 ‘레드 리스트(Red List)’에 포함돼 있다.

자이언트 판다는 대나무를 먹고 살며 신선하지 않으면 입에 대지 않는다. 수컷 성체 기준 몸무게가 125㎏에 달하는 자이언트 판다는 하루에 38~40㎏의 대나무를 먹고 30여차례 대변을 본다.[캘거리 동물원 홈페이지]

자이언트 판다는 대나무를 먹고 살며 신선하지 않으면 입에 대지 않는다. 수컷 성체 기준 몸무게가 125㎏에 달하는 자이언트 판다는 하루에 38~40㎏의 대나무를 먹고 30여차례 대변을 본다.[캘거리 동물원 홈페이지]

2014년 중국에서 캐나다로 건너온 얼순과 따마오는 토론토 동물원에서 새끼 두 마리를 낳은 뒤 2018년 캘거리 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얼순과 따마오가 낳은 새끼 판다인 지아판판과 지아웨웨는 올해 안으로 중국에 돌려보내질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한국은 2016년 중국에서 판다를 들여왔다. 당시 중국에서 원래 먹던 대나무와 경남 하동군의 대나무를 섞어 주는 방식으로 판다들이 먹이에 적응하게 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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