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의심 환자 6명 발생 1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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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녕에서 의문사한 쇠고기를 먹은 주민 64명 가운데 6명이 의사 탄저병 증세를 보여 1명이 숨지고 5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9일 경남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께 창녕군 길곡면 마천리 송남이(72.여) 씨가 손과 팔에 2-3개의 수포가 생겨 부곡 보성병원을 거쳐 부산 백병원으로 옮겼으나 같은 날 오후 5시께 숨졌다

또 이 마을 이모(54) 씨와 조모(38.여) 씨 등 4명과 이 고기를 먹은 김모(78.여.경북 포항시) 씨 등 5명이 비슷한 증세를 보여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이씨는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립보건원은 이날 "부산대병원에 입원중인 환자 4명의 혈액과 수포를 검사한 결과 탄저균과 형태학적으로 유사한 균이 공통적으로 검출됐다"며 "나머지 섭취자에 대한 검사도 진행중이며 정확한 결과는 오는 12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께 이씨가 방목하던 소 3마리 중 4년생 암소 1마리가 마을 앞 늪에서 갑자기 죽자 함께 잡아 마을 주민 28명과 군내 거주자 14명,대구와 부산, 포항 등 외지인 22명 등 모두 64명이 나눠먹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쇠고기를 먹은 사람은 당초 34명으로 신고됐으나 의사 탄저병으로 보도되면서 24명이 추가로 신고한데 이어 마을 주민 친인척인 포항 거주자 6명이 추가되는 등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환자수도 늘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쇠고기 섭취자 전원을 대상으로 탄저병 예방약인 ´독시사이클린´을 투약하고 피를 뽑아 국립보건원에 검사를 의뢰하는 한편 가축가검물을 채취해 수의과학검역원에 보냈다.

도와 군은 주민들이 보관중인 소 살코기 80㎏을 수거해 소각처리하고 각 가구마다 냉장고와 축사, 하수구 등을 소독했으며 수의사 8명을 동원해 길곡면을 비롯해 인근 남지읍, 도천.부곡면 등 4개 읍.면 소 3천마리에 대해 오는 13일까지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키로 했다.

탄저병은 탄저균(Bacillus Anthracis) 에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먹거나 공중에 퍼져있는 탄저균 포자를 흡입해 전파되는 사람과 짐승이 함께 걸리는 전염병으로 위장관 탄저병과 흡입 탄저병은 증세가 나타나면 24시간 안에 사망할 수 있고 피부 탄저병은 70-80% 자연치유되지만 증세가 악화돼 숨지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94년 경주에서 집단 발병해 3명이 숨졌고 지난 95년 서울에서도 2명이 유사증세를 보여 농림부와 보건복지부 사이에 탄저병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

또 같은 해 9월 충남 홍성에서도 소 탄저병이 발생했었다. (창녕=연합뉴스) 정학구.강영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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