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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국 야구 인기 어리둥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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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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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부터 한국 프로야구가 미국까지 생중계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미국 내 프로 경기들이 중단되자 미국 방송 ESPN이 KBO(한국 프로야구) 중계권을 샀습니다. “메이저리그에 한참 못 미치는 실력 들통날 것 같다”는 걱정이 있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인들의 반응이 뜨거워 연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NC 응원하는 노스캐롤라이나(NC)

한국 프로야구를 처음 접한 미국인 중에는 이미 응원할 팀을 정한 이가 많습니다. “평생 NC의 팬이 될 것.” “(NC의 마스코트인) 공룡도 멋지다.” 메이저리그 팀이 없고 공룡 화석으로 유명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주민들은 NC 다이노스에 친근감을 표시합니다. 지역명 약칭이 NC라는 게 크게 작용했습니다.

“난 기아차 몰고 있으니 타이거즈로 간다.” “삼성 TV를 좋아하니 라이온즈 응원하겠다.” 사용하는 제품에 따라 응원팀을 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기업 홍보 효과 누리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며 한국 네티즌이 기뻐합니다. “‘꿩 대신 메추리’인 것 아니냐는 사람도 있지만, 한국 야구는 양념치킨이나 파닭처럼 디테일이 살아 있는 예능 야구”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이도 있습니다.

#“배트 플립(‘빠던’), 대단하다”

미국 네티즌은 특히 한국 선수들이 홈런을 친 뒤에 보여주는 ‘빠던(배트 던지기)’에 열광합니다. “두 손으로 토마호크 미사일처럼 빠르게 던지고, 발사체처럼 회전하게 한다.” “최면을 일으키는 것 같다. 같은 장면을 50회 정도 봤다.”

미국 프로야구에선 홈런 뒤에 배트를 던지는 것이 금기 사항에 속합니다. 선수들은 배트를 조용히 내려놓고 뜁니다. 배트 던지기를 상대 팀 투수에 대한 도발이나 조롱으로 간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미국인들이 ‘빠던’을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자 “미국에서 온 야구 문화가 본토로 역수출되겠다”는 기대도 나옵니다. 한국 야구에 대한 미국인의 환호에 한국 야구팬들이 어리둥절해 하면서 반기고 있습니다.

e글중심지기=윤서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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