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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이탈 동네병원 늘어

중앙일보

입력

병원폐업을 주도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가 ´5∼7일 폐업´ 방침을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환자를 돌보기위해 폐업대열을 이탈해 문을 여는 동네 병.의원들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 중구의 경우 관내 병.의원 183개중 22일 하루동안 정상진료를 했거나 응급환자를 돌보기위해 의사가 나와 진료를 한 병.의원이 68개에 달해 지난 20일 55개, 21일 57개에 비해 차츰 늘고 있다.

문을 열기 시작한 동네병.의원 의사들은 대체로 의사협회 지도부의 방침에는 동의하지만 자신이 돌보던 환자들의 아픔을 외면 할 수 만은 없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구 충무로 2가 한 신경외과의 백모(47) 원장은 "이틀동안 문을 닫았는데 환자들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 진료를 요청, 환자들의 상태가 걱정이 돼서 오늘부터 문을 열었다"며 "신경정신과 환자들은 남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대로 방치할 수 없어 지도부의 폐업방침에도 불구, 문을 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백원장은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는 현 의약분업 방침에 반대하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줄곧 폐업에 참여했다가 22일부터 정상진료를 시작한 마포구 노고산동 Y산부인과 의원 계모(40) 원장은 "의사가 돌봐주지 않으면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임산부들을 두고 계속해서 폐업에 동참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솔직히 폐업을 계속하고 있는 다른 의사들의 입장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한 감도 든다"며 "하루빨리 타협이 이뤄져 정상적인 진료업무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L산부인과의 이모원장도 "줄곧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임산부가 갑자기 진통을 한다고 해서 출산하기 위해 병원에 나왔다"며 "환자를 돌볼 사람이 나밖에 없다면 당연히 나와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전에만 문을 열고, 오후에는 폐업에 동참하고 있는 노원구 공릉동 C의원측도 "다른 의원들의 눈치가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 병원에는 돌보지 않으면 안되는 중증환자들이 있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성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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