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사 간 정보 교류는 흔한 일" KBS 취재 정보 전달받은 뉴스타파 기자 해명글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취재 과정에서 KBS 사회부장을 통해 기자들의 정보보고를 전달받아 논란을 빚고 있는 뉴스타파 기자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직접 해명했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잘못된 사실들이 더 널리 알려지기 전에 정확한 사실관계와 맥락을 밝히고자 한다"며 글을 올렸다.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 페이스북. 페이스북 캡처

심 기자를 둘러싼 논란은 이날 KBS 법조팀 기자들이 '우리는 이번 주간 인사가 부끄럽고 참담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사내 통신망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KBS 법조팀 기자들은 "이모 신임 사회주간은 법조팀 기자의 취재 보고 일부분을 뉴스타파 기자에게 카톡으로 그대로 전송했고, 그 보고가 인용된 것으로 보이는 뉴스타파 기사가 보도된 뒤에야 그 사실을 밝혔다"며 "이 부장이 KBS의 사회부 뉴스를 총괄하는 사회주간의 적임자라고 하면 어느 누가 수긍할 수 있겠냐. 이런 사람을 사회주간으로 발령한 기준은 무엇이냐”고 반발했다.

"KBS 기자와 취재 내용 공유하던 중"

이에 대해 심 기자는 KBS의 정보보고를 전달받은 건 통상적인 취재 협력이라고 반박했다.

심 기자는 "제가 윤 총장 처가 문제를 보도한 뒤 KBS 사회부가 본인들도 취재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해왔고, 저는 취재원들의 동의 하에 취재 자료와 연락처를 KBS 사회부 기자들에게 넘겨주었다"며 "KBS 사회부장이 문제의 정보보고 내용을 카톡으로 보내며 제게 의견을 물어온 건 이런 일련의 흐름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문제가 된 KBS 법조팀 기자들의 정보보고는 검찰 측에서 뉴스타파의 보도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KBS 이모 사회부장은 심 기자에게 "뉴스타파에서 한 것도 기본적으로 사실관계가 잘못됐어. 그때 도치이 권모씨가 이 모씨한테 사모를 소개해줘서 10억원으로 도이치 주식 매수하게 일임한 사람이 사모라고 나왔는데 돈 맡기고 한 사람은 권모씨야. 주어가 잘못됐어"라는 KBS 기자의 정보보고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 기자들의 취재 내용이 반영된 뉴스타파 보도. 페이스북 캡처

이 내용은 뉴스타파의 기사에 인용되어 보도됐고, 뒤늦게 이를 알게 된 KBS 기자들이 문제 삼기에 이른 것이다.

심 기자는 "한동안 해당 정보보고를 잊고 지내다가 타사 법조기자로부터 같은 내용의 정보보고를 전달받았다"며 당초 이를 기사화할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달 뒤 조선일보에서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똑같은 취지로 기사를 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반박 기사를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전달 받은 정보보고, 가치 거의 없다" 

심 기자는 소속이 다른 언론사 기자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며, 자신도 KBS 사회부에 취재 내용을 제공하고 협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KBS 사회부장이 자사의 정보 보고를 제게 유출한 것을 문제 삼는다면, 저 역시 제가 취재한 자료와 연락처를 KBS 기자에게 넘겼으므로 취재 자료를 유출한 셈이 된다"며 "하지만 뉴스타파에서는 제게 유출의 책임을 묻지 않는다. 흔히 있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언론사 간의 경쟁보다는 협력이 더 생산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또 자신이 받은 KBS 법조팀 기자들의 정보보고 내용은 이미 정보보고 시점 한 달 전에 기사화가 된, 정보 가치가 거의 없는 내용이라고도 주장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