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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목욕차, 노인·장애인엔 ´꿈마차´

중앙일보

입력


의정부시 용현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진모노인(72) 은 열흘에 한번씩 찾아오는 이동목욕팀을 손꼽아 기다린다.

중풍으로 거동조차 못하는 할머니를 수발하다 자신도 중풍에 걸린 김노인에게 이들의 방문은 힘든 삶을 지탱하는 몸과 마음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재택 노인과 중증의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이동 목욕봉사가 전국 보건소와 복지관으로 확산되면서 영세 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는 1995년 대한사회복지개발원에서 시작, 지난해와 올해 11개소가 늘어나 현재 30곳에서 40대의 목욕차를 운행하고 있다.

의정부보건소 방문보건계의 경우 LG복지재단으로부터 이동목욕차를 기증받고 무료이동목욕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부터. 2백여명의 재택환자들 중 가정형편이 어렵고 정도가 심한 40명을 선정, 열흘에 한번씩 목욕과 함께 정기검진 등을 하고 있다.

이 지역 환자들로부터 ´천사´ 라고 불리는 이동목욕팀은 1조가 간호사 1명과 4~5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다.

이동목욕차에서 욕조를 분리, 집까지 옮긴 뒤 간단한 건강체크를 하고 나서 목욕을 시킨다.

중증 장애인인데다 고령이기 때문에 목욕은 30분내 신속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이뤄진다.

한쪽에선 그동안 재활치료를 못해 굳어진 환자의 손과 발을 풀어주기 위해 손발을 주무르고, 한쪽에선 머리를 감기고, 때를 미는 등 5명이 땀을 뻘뻘 흘린다는 것.

이곳 방문보건계 염영분간호사는 "목욕은 환자의 위생은 물론 피로.스트레스를 풀어주고 혈압 안정, 경직된 근육과 관절을 이완시키는 등 높은 치료효과가 있다" 며 "목욕후 환자들이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 없다" 고 말한다.

또 38~40도C의 수온은 말초신경의 확장을 통해 혈액순환과 호흡안정을 돕고, 부력과 수압에 의한 관절 기능훈련을 할 수 있다.

위액 분비가 증가되고, 위의 연동운동이 좋아져 소화력이 증가되는 것도 목욕의 장점이다.

목욕차는 탑차형과 소형 승합형으로 크게 나뉜다. 탑차형은 트럭을 개조한 것으로 환자를 차안으로 이송해와 자동으로 목욕을 시킨다.

따라서 봉사자들이 편한 대신 차량 및 유지가격이 비싸고, 좁은 길이나 고지대 등의 이동이 쉽지 않다.

환자를 옮기는 과정과 낯선 차안에서 목욕을 시키는 것도 환자에게 부담을 준다.

반면 승합차 형은 욕조를 환자의 집까지 옮겨와 목욕을 시키는 방식. 때문에 봉사자들이 힘들 뿐 가격.유지비 등이 저렴하고, 환자를 직접 스킨쉽하는 장점이 있다.

이동목욕차를 공급하는 청림정공 박성권대표(0331-227-6821) 는 "이동목욕은 일본이 20여년전 시작, 현재 소형승합형의 경우 3천여대가 공급할 정도로 활발하다" 며 "현재 필요한 환자의 1%에도 못미치는 이동목욕봉사에 대해 좀더 관심을 확대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각 보건소와 복지관은 수시로 자원봉사자를 뽑고 있다.

목욕봉사는 보통 주1회(원하면 반나절도 가능) 로 남자들도 참가할 수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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