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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서 장례 마친 코로나19 시신…알고 보니 모르는 사람

중앙일보

입력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해 장례 서비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콰도르 과야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해 장례 서비스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에콰도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치료 받던 환자가 병원의 신원 파악 오류로 사망 선고를 받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장례까지 치른 70대 여성은 살아있었다.

26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에콰도르 일간지 엘코메르시오 등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에콰도르 과야킬에 사는 알바 마루리(74)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인 고열과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다.

갑작스럽게도 이날 저녁 병원은 가족들에게 알바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이후 병원 영안실에 간 가족들은 감염 우려 때문에 1.5m정도 거리를 두고 시신을 확인해야 했다. 머리 모양과 피부색이 같았던 시신은 곧바로 장례식장으로 옮겨졌고 화장도 마쳤다.

그렇게 몇 주가 흐르고 슬픔에 젖어있던 가족들은 황당한 소식을 접했다. 지난 24일 알바가 아직 살아 있으며 병원에서 퇴원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알바는 증상이 심해져 3주간 의식이 없던 상태였다. 지난 23일 알바가 깨어나면서 가족들이 장례를 치른 시신이 알바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에콰도르 보건부는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장례를 치른 이의 신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가족들은 기적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지불한 장례비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위자료를 병원 측에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사건이 발생한 에콰도르 과야킬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신이 거리에 방치되는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이는 에콰도르의 의료 체계 붕괴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한편 지난 23일 에콰도르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약 1만명에서 2만 2000명으로 급증했다. 보건 당국은 밀려 있던 검사 결과가 한꺼번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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