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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달고나커피는 달달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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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며 화제로 떠오른 영상이 있다. 달고나커피 만들기다. 제대로 맛을 내려면 1000번을 저으라는 얘기도 있어 인내의 커피로 불린다. 동영상을 보며 사람들은 달고나와 같은 맛인지가 가장 궁금하다.

“번뇌가 사라질 때까지 휘저었는데 그냥 달달한 캔커피 맛이에요.” “이름과 모양 때문에 달고나처럼 정말 달달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평범한 커피우유 맛입니다.” 재료와 농도에 따라 맛 평가는 제각각이나 사람들이 즐겨 쓴 말이 하나 있다. ‘달달하다’란 표현이다.

꿀이나 설탕의 맛이 떠오를 때 ‘달다’라고 말한다. 감칠맛이 있게 달다고 할 경우에는 ‘달콤하다’란 표현을 쓴다. 약간 달콤한 맛이 있다고 할 때는 ‘달착지근하다’, 감칠맛이 있게 꽤 달다고 얘기할 경우엔 ‘달큼하다’, 매우 달다고 할 때는 ‘다디달다’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여러 표현으로 단맛의 정도를 나타낼 수 있다. ‘달달하다’는 어느 정도의 단맛을 표현하는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맛과 관계된 뜻이 없다. 몸을 떨다, 단단한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나다는 동사로만 올라 있다. ‘달달하다’는 사람들의 입에 빈번히 오르내리지만 국립국어원에선 아직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는다.

‘달달하다’는 단맛과 관계된 의미로만 쓰이는 게 아니다. “드라마가 참 달달하네” “오늘은 달달한 음악이 듣고 싶다”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이나 감미로운 분위기를 묘사할 때도 자주 사용한다. ‘달콤하다’란 말이 있는데도 입에 감기는 말맛 때문인지 ‘달달하다’가 애용되며 점점 세를 넓혀 가고 있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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