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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에 불안한 고3 수험생들 “수시‧정시 택일해 집중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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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오전 부산에 거주하는 고3 한 학생이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뉴스1

지난 9일 오전 부산에 거주하는 고3 한 학생이 집에서 원격수업을 듣고 있다. 뉴스1

서울 강남의 한 일반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8)양은 최근 대입만 생각하면 불안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5주 연기되면서 학업 공백이 생겼고, 지난 9일 온라인 개학 후에는 수업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 24일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가 재택시험으로 바뀐 후 그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김양은 “보통 3월에 담임교사와 진학상담을 하고 학평 성적을 토대로 수시‧정시 등 진학전략을 세우는데 아직 담임 선생님 얼굴도 못 봤다”며 “대입까지 6개월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어떤 전형에 집중해야 할지 몰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입시 전략 못 세워” 수험생 혼란 

전국 중3과 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고등학교 컴퓨터실에서 심화국어 과목 교사가 온라인 양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전국 중3과 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 9일 오전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고등학교 컴퓨터실에서 심화국어 과목 교사가 온라인 양방향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전국 초‧중‧고교생 540만명이 원격수업을 하는 가운데, 김양처럼 혼란스러워하는 수험생이 적지 않다. 개학연기로 공부할 시간이 줄어든 데다 온라인 개학으로 수업의 질이 떨어졌고, 입시 전략도 세우지 못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26일 입시전문가들은 “수시‧정시 중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을 선택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통 수험생에게 유리한 전형을 고를 때는 3~4월에 치러지는 학평 성적이 토대가 된다. 하지만 올해는 재택시험으로 치러져 성적 산출을 안 했기 때문에 1~2학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등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시 학생부는 3학년 1학기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1~2학년 때 80% 정도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며 “2학년 때까지 내신성적과 비교과 활동을 살펴보고 수시‧정시 중에 어디에 집중할지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등교개학 미리 준비해야

올해 대입 어떻게 되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올해 대입 어떻게 되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수험생들은 등교개학 이후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개학 연기로 학사일정이 빡빡해지면서 고3 수험생들의 학습 부담은 커졌다. 수업일수·시수가 줄었지만, 수업 진도는 그대로라 짧은 시간에 학습해야 할 양이 늘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5월에 등교하면 바로 중간고사를 치르는 등 학교생활이 정신없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수능모의평가, 중간‧기말고사, 학생부 작성과 같은 대입 일정을 정리하고 비교과 활동 계획과 자기소개서 작성 일정 등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시에 지원하는 수험생은 내신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원격수업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 3학년 1학기까지 학업성적이 내신평가에 포함되고 수시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5월 중에 ‘등교개학’ 가능해지면 온라인 수업으로 배운 내용을 학교에서 중간고사로 치를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특히 올해는 시간 부족으로 예년보다 학생부가 부실해질 수 있어 대학에서도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내신 성적의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5일 오전 서울 한 고교에서 3학년 학생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5일 오전 서울 한 고교에서 3학년 학생이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 모의고사인 '전국연합학력평가'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시에 집중할 경우 24일 재택시험으로 치러진 학평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국단위 채점과 성적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자신의 수준을 파악하긴 어렵지만, 취약 부분을 점검할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단순히 문제를 풀고 정답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문제에 대한 이해력‧적응력 등을 세세히 따져 수능대비 학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며 “지난해 모의고사, 수능 기출문제와 비교해 유형을 분석하고 오답을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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