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온라인 중계‧차량 행진…코로나, 시위 풍경 바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일 정의기억연대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유튜브로 중계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지난 20일 정의기억연대가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유튜브로 중계하고 있다. 권혜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집회 모습도 변했다.

25일 서울시경찰청에 따르면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시청광장·청계광장에 대해 '집회 금지' 결정을 내린 2월26일 이후 4월22일까지 50여일간 집회가 총 1659회 열렸다. 1월1일부터 50여일 동안 개최된 2668회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강경한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서울시 집회금지 명령 이후 집회가 없다"며 "그 외의 장소에서 기자회견 등이 작게 열리긴 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띄우며 서로 조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매주 수요일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집회를 진행하는 정의기억연대는 28년 만에 처음 온라인 생중계를 시도했다. 정의기억연대 측은 "규모는 좀 작아졌지만 그래도 온라인 중계로 바뀌면서 거리가 멀어 평소 참석하지 못한 분들이 참여할 수 있어 좋아하신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 도로에서 '진실을 향해 달리는 노란차량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주변 도로에서 '진실을 향해 달리는 노란차량행진'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1

4.16 세월호 6주기 추모식도 특별한 형태로 열렸다.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지난 11일 안산에서 182대의 차량에 나눠타고 출발해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는 '진실을 향해 달리는 노란 차량 행진'을 진행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사람들이 대면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었다.

주말마다 도로에 가득 차던 시위대로 골머리를 앓던 청운효자동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집회금지가 반갑다는 입장이다. 효자동 주민 이모씨는 "그동안 토요일은 시위 때문에 대중교통도 안 다녀서 그냥 밖으로 안 나오려고 했었다"며 "요샌 도로가 한적해서 좋다"고 반색을 표했다.

앞서 해외에서는 '모범적인' 코로나19 시위 사례로 이스라엘 시위대가 화제를 모았다. 베냐민 네타냐후의 총리직 유지를 반대하기 위해 모인 이들 2000명은 2m 이상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져 시위대로서는 이례적인 광경을 연출했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19일(현지시간) 2000여명의 시민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줄을 맞춰 시위를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19일(현지시간) 2000여명의 시민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줄을 맞춰 시위를 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