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북 지방이 계절의 여왕 5월을 불과 며칠 앞두고 때아닌 폭설에 시달리고 있다. 기온이 하루에 무려 20도가 내려가는 등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고 강한 바람에 눈과 비, 우박은 물론 특대형 폭설까지 예고된다.
헤이룽장성 최고 31cm 적설량 기록 #1983년 이래 37년만의 4월 최대 폭설 #기온도 최고 하루 20도까지 떨어져 #코로나19 악재에 이어 감기 유행 우려
중국 기상청과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의 동북부 지역은 강한 찬 공기의 영향으로 지난 19일부터 기온이 크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내몽골과 헤이룽장(黑龍江)성, 지린(吉林)성, 랴오닝(遼寧)성, 칭하이(靑海)성, 깐쑤(甘肅)성 등 6개 성·자치구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지역엔 지난 20일부터 2~10cm가량의 눈이 내렸고 내몽골 후뤈베이얼(呼倫貝尔)과 헤이룽장성 치치하얼(齊齊哈爾) 등은 15~31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지난 1983년 이래 37년 만의 4월 대폭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폭설이 쏟아진 치치하얼에선 집 앞 수북이 쌓인 눈을 치우는 사람과 눈 더미에 갇힌 차량의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여기에 강한 바람까지 불며 기온이 급강하하고 있다. 베이징과 톈진(天津) 지역 등은 평균 8도에서 12도가량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기온이 뚝 떨어지며 감기 환자 속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경제일보는 이 같은 폭설과 기온 하강 현상이 앞으로도 며칠 더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이 같은 찬 공기는 중국 남부로 내려가며 따뜻한 공기와 부딪쳐 남부 지역에 50~80mm의 폭우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또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와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도 찬 공기 영향으로 기온이 평소보다 10도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