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광현 대체자' 박종훈 "저는 제 방식대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 와이번스는 국내 에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미국으로 떠나보낸 뒤 새로운 에이스를 찾고 있다. 새 에이스 후보 중 하나인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29)이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SK 선발진 책임질 국내 에이스 #21일 키움전 5이닝 1자책 호투 #비염 탓 챔 뱉는 버릇 "고쳐야"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호투한 언더핸드 박종훈.[연합뉴스]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연습경기에서 호투한 언더핸드 박종훈.[연합뉴스]

박종훈은 지난 2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서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5구를 던져 4피안타·2볼넷·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특유의 땅볼(8개) 처리가 돋보였다.

박종훈은 2회 키움 4번 타자 박병호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5번 임병욱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테일러 모터를 내야땅볼, 이지영을 병살타로 잡아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 서건창에게 2루타를 허용해 첫 실점했으나 후속 타자를 뜬공과 땅볼로 잡아냈다. 박종훈은 "첫 실전 경기라서 다소 긴장했지만, 원하는 대로 땅볼 타구를 유도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015년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는 박종훈은 선발로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베테랑 투수가 됐지만 김광현과는 전혀 다른 유형이다.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로 타자를 제압한 김광현과 달리, 박종훈은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투구한다. 이를테면 '천적' 김하성(키움)과 대결에선 "김하성에게 안타 주느니 볼넷 주겠다"고 말한다. 다른 투수들은 '안타를 맞더라도 볼넷은 주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박종훈은 정반대다. 박종훈에 대한 김하성의 타율은 통산 0.448(29타수 13안타)에 이른다.

박종훈은 "김하성을 1루에 내보내고, 후속타자를 잡아 실점을 막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긴 것 아닌가"라며 씩 웃었다. 외부 시선보다 실질적 이득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이날 박종훈은 김하성을 세 차례 상대해 모두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는 "광현이 형만큼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방식대로 공백을 메우겠다"고 다짐했다.

박종훈은 김광현을 보며 메이저리그(MLB)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이미 MLB 스카우트들이 그에게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종훈처럼 릴리스 포인트가 낮은 투수는 MLB에서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MLB 여러 구단은 그에게 "MLB 진출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박종훈은 "솔직히 큰 무대에 가고 싶지만, 아직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하다. 지금 간다고 하면 팬들이 '미쳤다'고 할 것이다. 더 잘해서 광현이 형처럼 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미국에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종훈의 릴리스 포인트는 지면에 가까울 만큼 낮다. [뉴스1]

박종훈의 릴리스 포인트는 지면에 가까울 만큼 낮다. [뉴스1]

올해 박종훈이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침 뱉기' 습관도 고쳐야 한다. 그는 비염이 심한 탓에 종종 마운드에서 침을 뱉었다. 그러나 KB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기 위해 침 뱉기를 금지하기로 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했는데, 정신 바짝 차리고 주의해야겠다. 너무 신경을 쓰면 투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조심하겠다"고 했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