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점차 안정을 찾으며 중국에선 개학하는 학교가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학교의 최대 걱정은 당연히 등교하는 학생이 신종 코로나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코로나로 긴 겨울방학 보낸 중국 초등학교 #“몇 학년?” 물으니 “아주 오래 전에 1학년” #교실 못 찾아 우는 학생 등장하는가 하면 #반은 잘 찾았는데 자리가 어딘지 갸우뚱
만에 하나 확진 학생이 발생하면 학교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학교측의 우려와는 달리 문제가 엉뚱한 곳에서 터져 중국 사회에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오랜만에 학교에 온 초등학생 꼬마들이 교실을 찾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중국 쓰촨(四川)성 우성(武勝)에 자리한 한 초등학교. 마스크를 쓰고 가방을 멘 채 양손에는 학교로부터 받은 통지서로 보이는 종이와 준비물 바구니를 든 학생이 울먹이며 학교 운동장을 헤맸다.
한참을 울며 다니는 학생을 이상하게 여긴 한 여성이 다가가 알아보니 교실을 못 찾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오랜만에 등교하다 보니 생긴 현상이다. 중국의 초등학교는 대부분 1월 중순 겨울방학에 들어가 2월 중순 개학한다.
한데 올해의 경우엔 뜻밖의 코로나 사태로 두 달을 더 집에 있다가 학교에 오게 된 것이다. “몇 학년이니?” 물으니 이 꼬마는 “아주 오래전에 1학년이었다”고 답한다. 가을에 새 학년으로 진학하는 중국이라 이 학생은 아직도 1학년이다.
“몇 반이니?” 물으니 한참을 머뭇거리다 “5반”이라 답한다. 학교에 왔던 게 오래전 일이라 자신이 몇 학년인지 또 몇 반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하는 모양새에 중국 네티즌의 폭소가 터지고 있다.
이 학생만 그런 게 아니다. 신장(新疆) 우루무치(烏魯木齊)의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선 반까지는 잘 찾아 왔는데 이젠 자신이 앉던 자리를 찾지 못하는 두 꼬마의 두리번거리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모든 게 때가 있는 법으로 일찌감치 개학해야 했는데 예상 밖으로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는 바람에 생긴 진풍경들이다. 이는 중국만의 일은 아닐 듯하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