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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야전침대 접었다···되살아난 대구, 코로나 브리핑 종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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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실에 있던 권영진 대구시장의 접이식 침대. 독자

대구시장실에 있던 권영진 대구시장의 접이식 침대. 독자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에서 산책을 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 두산동 수성못에서 산책을 하는 시민들. 연합뉴스

두 달 이상 이어진 대구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이 20일 종료됐다.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면서, 확실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에서다.

20일엔 대구시 범시민대책위 발족 #상시방역체제 활동, 완전 종식 목적

대구시는 20일부터 매일 오전 10시 30분 시청 2층 상황실에서 열던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을 더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는 "브리핑은 열지 않지만, 하루 신규 확진자 통계는 별도로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기반을 둬 알릴 방침"이라고 했다.

대구시의 코로나19 브리핑은 지난 2월 18일부터 주말과 심지어 휴일에도 거르지 않고 열렸다. 외부에 코로나19의 급박한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방역·격리·예방 등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만큼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은 심각했다.

17일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카페에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카페를 비롯해 대구지역 일대 매장들이 조금씩 회복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김정석기자

17일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카페에 손님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이 카페를 비롯해 대구지역 일대 매장들이 조금씩 회복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김정석기자

지난 2월 18일 31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후 열흘여만인 29일엔 하루 신규 확진자가 741명까지 폭증했다. 병상 부족으로 20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에서 대기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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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26일 대구시의회 본회의에서 시의원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35일간 대구시장실에서 숙식을 이어갔다. 권 시장의 측근은 "접이식 침대, 즉 야전침대에서 잠을 자며 속옷만 가족이 전달해주고, 겉옷은 갈아입지도 못한 채 한 달가량을 생활했다. 씻는 것도 목욕탕을 못 가니 시장 집무실 안에 있는 화장실에서 간단하게 했다"고 전했다.

대구시의 코로나19 브리핑 종료는 대구 분위기가 반전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절박하고 급박하던 대구의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는 의미다. 지난 10일과 17일 대구에선 아예 신규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최근 열흘 이상 신규 확진자 한 자릿수를 계속 유지 중이다. 처음으로 브리핑이 열리지 않은 20일에도 대구 지역 신규 확진자는 1명이다.

대구시 측은 "서울 등 전국의 의료진들이 대구로 모여들고, 셀럽들의 기부, 국민의 전폭적인 도움이 힘들고 어렵던 대구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을 반전시켰다. 대구 시민들의 엄중한 사회적 거리 두기도 이런 반전의 배경이다"고 했다.

지난달 어지럼증 호소하며 쓰러지는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지난달 어지럼증 호소하며 쓰러지는 권영진 대구시장. 연합뉴스

'유령도시' 같았던 대구 도심 모습도 바뀌고 있다. 텅 빈 카페나 식당에 시민들이 하나둘 앉아 커피를 마시고, 밥을 먹는 모습이 보인다. 영남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도 다시 북적인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객 수도 증가세다. 지난달 초 평일 13만3000여 명, 주말 7만7000여 명 수준이었던 대구 지하철 하루 평균 이용객은 이달 평일 22만3000여 명, 주말 14만1000여 명 수준으로 높아졌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안정화 추세가 지속할 수 있도록 완전하게 긴장의 끈을 놓치지 말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개인위생 수칙 준수에 더욱 철저히 동참해줄 것을 거듭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경제 살리기 등 코로나19 완전 종식을 위해 20일 지역 시민사회 대표 200명으로 구성된 '코로나19 극복 대구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대책위는 장애인·아동, 경제, 의료, 교육, 교통 등 10가지 분과로 나눠 다양한 활동을 한다. 대책위는 정부 주도의 코로나19 관련 방역과 별개로 활동한다. 코로나19 완전 종식, 예방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때까지의 상시방역체제 활동이 주요 설립 목적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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