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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대 조직·탄약고 탈취 등 중국 정권 폭력 전복 시도 첫 공개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 결사대를 조직하고 해외 세력으로부터 무기 지원 등을 받아 중국의 공산당 정권을 전복하려 했던 윈난성의 쑤씨. [중국 CCTV 캡처]

중국에서 결사대를 조직하고 해외 세력으로부터 무기 지원 등을 받아 중국의 공산당 정권을 전복하려 했던 윈난성의 쑤씨. [중국 CCTV 캡처]

비록 미수에 그쳤지만, 중국에서 탄약고를 습격해 무기를 탈취하는 등 폭력에 의해 공산당 정권을 전복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15일 중국의 ‘전민 국가 안보의 날’을 맞아 이 같은 사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15일 안보 위협 사례 공개 #윈난성 한 학교서 장기 근무한 퇴직간부 쑤씨 #이슬람권 추정 해외 조직과 함께 계획 세워

16일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 보도에 따르면 무력으로 중국의 국가 정권 전복을 시도했던 인물은 쑤(肅)씨다. 그는 윈난(云南)성의 한 학교에서 장기 근무한 퇴직 간부로, 인터넷에 이미 여러 차례 ‘반동적인 글’을 올린 적이 있다고 중국 CCTV는 보도했다.

중국 국가안전부가 국가정권 전복 혐의 증거물로 제시한 쑤씨의 핸드폰.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안전부가 국가정권 전복 혐의 증거물로 제시한 쑤씨의 핸드폰. [중국 CCTV 캡처]

CCTV에 따르면 쑤씨는 2016년 인터넷을 통해 해외에 있는 한 조직과 접촉했다. 이 조직은 중국에 적대적인 세력으로 쑤씨는 이 조직의 주요 간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이후 이 간부가 쓰촨(四川)성 청뚜(成都)로 들어와 쑤씨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이들이 모의한 주요 계획은 폭력 행동을 통해 중국의 국가 정권을 전복하고 중국의 정치 제도를 바꾸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쑤씨 등은 우선 해외에서 무기를 구입하고 중국 내에 ‘결사대’를 꾸리기로 했다.

중국 국가안전부에 의해 국가정권 전복혐의로 붙잡힌 쑤씨가 구류장에 지장을 찍고 있다.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안전부에 의해 국가정권 전복혐의로 붙잡힌 쑤씨가 구류장에 지장을 찍고 있다. [중국 CCTV 캡처]

그리고 2017년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 설) 기간에 윈난성 쿤밍(昆明)의 파출소를 습격해 탄약고를 털기로 계획했다. 이후엔 단수와 단전을 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린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성공할 경우 쑤씨가 인터넷을 통해 미리 준비한 정치적인 호소문을 발표하고, 실패하면 해외로 몸을 피신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또 자신들의 거사를 ‘중국 벵가지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다.

중국 국가안전부가 국가정권 전복혐의로 제시한 쑤씨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안전부가 국가정권 전복혐의로 제시한 쑤씨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 [중국 CCTV 캡처]

이슬람교 성인인 벵가지의 이름을 딴 것으로 보아 쑤씨는 이슬람권 조직과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 쑤씨는 또 중국의 채팅 앱인 위챗을 통해 사람을 윈난성 변경으로 보내 해외 세력과 만나 무기와 자금 문제 등을 논의하게 했다고 CCTV는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쑤씨의 활동은 오래전부터 중국 국가안전기관의 주목을 받아왔고, 폭력 행동에 들어가기 전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4월 쓰촨성 청뚜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이 열렸으며 혐의를 인정하고 잘못을 후회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쑤씨가 국가정권 전복혐의로 지난해 4월 쓰촨성 청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안전부는 쑤씨가 국가정권 전복혐의로 지난해 4월 쓰촨성 청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떤 처벌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 CCTV 캡처]

중국 국가안전부는 쑤씨가 사용한 핸드폰과 하드디스크 등을 증거물로 제시했다. 그러나 쑤씨에 대해 어떤 판결이 내려졌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의 공산당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무기 탈취를 하려던 건 처음 알려지는 사례여서 주목된다.

중국의 한 항공연구소에서 근무하다 기술을 갖고 2002년 해외로 도주한 왕씨 부부가 15년 만인 2017년 중국에 들어오다가 '반역도주죄'로 체포됐다고 중국 국가안전부는 밝혔다. [중국 CCTV 캡처]

중국의 한 항공연구소에서 근무하다 기술을 갖고 2002년 해외로 도주한 왕씨 부부가 15년 만인 2017년 중국에 들어오다가 '반역도주죄'로 체포됐다고 중국 국가안전부는 밝혔다. [중국 CCTV 캡처]

한편 중국 국가안전부는 이날 중국의 한 항공연구소에서 일하다 중국 기술을 갖고 해외로 도주한 왕(王)씨 부부를 ‘반역 도주죄’ 혐의로 15년 만에 붙잡은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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