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초등생 개학 첫날, 부모와 온라인 수업 참여 방법 미리 배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6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 사대부초의 온라인 개학 첫날. 서현정 교사가 화상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16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 사대부초의 온라인 개학 첫날. 서현정 교사가 화상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백경서 기자

16일 오전 9시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초등학교 4학년 4반 교실. 개학 첫 날인 이날 학생 24명 모두가 수업 5분 전 출석을 완료했다. 학생들은 속속들이 화상 화면을 켰고, 헤드셋을 썼다. 이어 사회과목 수업이 진행됐고, 서현정 교사가 구글 지도를 켜서 "학교를 중심으로 동쪽이 어디냐"고 질문하자 학생들은 일제히 지도에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클릭했다.

2차 온라인 개학 경북대 사대부초 가보니

이날 수업을 마친 서 교사는 "아직 웹캠을 구하지 못해 화상 수업 시에 얼굴이 안 나오는 일부 학생들이 있다"며 "이 친구들의 경우 9시 이전에 직접 화상 전화를 걸어 온라인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 모두 출석체크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이날 옆반 교실도 화상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교사는 개학 첫 날 서로의 얼굴을 실제 보지 못한 학생들이 친해질 수 있도록 구글에서 투표를 진행하며 수업을 전개했다. 교사가 "우리 반 친구 중에 누가 가장 배려심이 많을 것 같나요?"라고 투표 창을 띄웠고, 투표 결과가 나오자 교사의 헤드폰 너머에서 학생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이날 전국 초등학교 4~6학년과 중·고교 1~2학년 312만명이 온라인 2차 개학을 했다. 앞서 9일 중·고등학교 3학년생 86만명이 온라인 개학을 한 1차 개학 때보다 동시 접속 인원이 4배 이상 늘어나 교육부의 원격 교육시스템 접속 문제 등에 관심이 쏠렸다.

실제 오전에는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교육 플랫폼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학습관리시스템(LMS) 'e학습터' 등의 연결이 매우 느리거나 접속이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반면 이 초등학교에서는 4~6학년 291명이 모두 제시간에 온라인 출석을 완료했고, 서버 문제없이 수업도 원활히 진행됐다.

학교 측은 "교육부가 제공한 온라인 수업 서버 대신 학생들이 3학년 때부터 사용해서 익숙해진 구글 클래스를 이용해 수업이 원활히 진행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상근 경북대 사대부초 교장은 "e학습터 등 다양한 온라인 교육창구가 많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그동안 써온 구글 클래스를 이용했다"며 "그래서 서버 병목 현상이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이 학교 교사들은 온라인 개학을 위해 2주 전부터 부모와 스케줄을 맞춰 순차적으로 수업 준비를 해왔다. 임옥화 교사는 "맞벌이 부모도 있어 학생들이 스스로 제 시간에 출석할지, 수업은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이 많았다"며 "2주 정도 부모의 스케줄에 맞춰 부모님 유기적 협조아래 아래 학생들에게 수업에 참여하는 방식을 가르쳤고, 매일 본인의 컨디션이 어떤지 온라인 등교 전에 투표하는 등 수업 준비 프로그램을 짰다"고 말했다.

다만 경북대 사대부초 교사들은 "아무리 출석을 완료하고 제 시간에 수업을 해도 대면 수업보다는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임 교사는 "수업을 열심히 따라오는 친구가 있는 반면, 아닌 친구가 있다. 온라인 수업 상황에서는 이런 측면이 더 도드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개학을 앞두고 있지만, 화상 수업 참여 자체가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학년을 담당하는 김견숙 교사는 "과제를 주고, 집에서 한 뒤 학교 홈페이지에 댓글이나 사진을 올려 확인하는 수준으로 수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