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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코로나 와중에···빼놓지 않던 '태양절 참배' 안보인 김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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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을 경계하며 연초부터 국경을 닫으며 밀봉 정책을 펼쳤던 북한의 최근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최고인민회의를 이틀 연기한 데 이어 각종 기념행사를 대폭 줄이고 있어서다.

북한 고위 간부들만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김정은 공개 활동 없이 조화만 포착 #건강 이상설, 신종 코로나 우려설 등 제기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행보에서 이례적인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각종 기념일에 매번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던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아무런 공개활동을 하지 않았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당과 정부의 간부들과 무력기관 책임일군(일꾼)들이 (15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숭고한 경의를 표시했다”며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참배에는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과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재룡 내각 총리 등 노동당 정치국원 20여 명이 참가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최고지도자에 오른 뒤 김 주석의 생일이나 사망일(7월 8일)에는 정치국원을 대동하고 참배하는 일정을 빼놓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로 외부 활동을 대폭 줄였던 지난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때도 정치국원 17명으로 수행원을 일부 축소한 채 참배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북한은 태양절)인 15일 북한 고위 간부들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배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채 본인 명의의 조화만 놓여있다. [뉴스1]

김일성 주석의 생일(북한은 태양절)인 15일 북한 고위 간부들이 김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배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채 본인 명의의 조화만 놓여있다. [뉴스1]

하지만 지난 15일 참배에 김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북한 매체들이 머리기사로 다루지만 16일 오전 현재 태양절과 관련해 그의 행보는 일절 전해지지 않고 있다.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금수산태양궁전 1층에 있는 김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입상 앞에 김 위원장 명의의 조화는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과 함께 ‘조용히’ 참배한 뒤, 조화를 놓고 갔을 수는 있다.

그러나 북한 매체들이 이를 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당 고위 간부들이 별도로 참배했다는 점에서 그가 참배를 생략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정부 당국자는 “김 위원장은 새해나 각종 기념일을 맞아 기념보고대회 참석 등 다른 일정은 하지 않더라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는 빼놓지 않았다”며 “북한 매체 보도가 판단 기준이긴 하지만 공개 활동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당과 정부, 군 고위 간부들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북한은 태양절)을 맞아 그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뉴스1]

북한 노동당과 정부, 군 고위 간부들이 김일성 주석의 생일(북한은 태양절)을 맞아 그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16일 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뉴스1]

북한 매체에 김 위원장의 참배 소식이 나오지 않는 것과 관련, 그가 지난 12일 서부지구 공군 부대를 시찰한 뒤 참배를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 12일 지방에서 수 백명의 대의원(국회의원)이 평양에 집결해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 만큼 신종 코로나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활동을 중단했다는 시각도 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현재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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