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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결함, 반사회적 행동 유발

중앙일보

입력

뇌에 결함이 있는 사람은 쉽게 격분하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것으로 한 연구에서 밝혀졌다고 BBC 방송이 7일 보도했다.

일반정신병학지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성격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뇌 특정부위의 신경세포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이 방송은 밝혔다.

특히 중대한 폭력범죄를 저지르고 정신병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차숟가락 2개 분량의 뇌 세포가 부족했다.

이들의 뇌는 어린이들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도덕과 사회적 감수성을 배우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전두엽(前頭葉) 전부(前部) 피질에 결함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무책임, 사기성, 감정 통제 부족, 사회적 행동의 결핍 등 이른바 반사회적 성격장애(ADP)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수행한 남 캘리포니아 대학의 아드리안 라인교수는 이 연구결과가 "자신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는 뇌의 결함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는 이른바 범죄에서의 자유의지에 관한 의문을 낳는다고 밝혔다.
라인교수는 또 뇌 결함문제는 아주 어릴 때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옥에 수감된 어른을 상대로 뇌 결함문제를 치유하려는 것은 시간낭비고 비행소년도 너무 늦으며 뇌가 아직 유연한 어린 시절에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는 전두엽 전부의 두께가 얇고 자율신경반응이 낮을 경우, 75%를 넘는 정확도로 반사회적 성격장애를 예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는 다만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질병소인을 말하는 것"이라면서 "전두엽 전부에 결함이 있더라도 상당수는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고 결함이 없는 사람중 적지않은 수가 반사회적 행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런던 세인트 바톨로뮤 병원의 정신병 자문의사인 마틴 딜 박사는 라인 교수의 연구가 반사회적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시험방법을 개발하는데는 별 효용이 없다고 지적한다.

딜 박사는 "심각한 정신병적인 장애를 겪거나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은 뇌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러한 뇌의 비정상상태라는 것이 화상 사진을 통해서 살펴보거나 개개인을 가려낼 수 있을만큼 특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브뤼셀=연합뉴스)

이종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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