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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온라인 개학 내일인데···"학교 안내 없다" 초조한 학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9일 오전 광주 서구 상일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한 선생님이 온라인에 게시할 수업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온라인 개학 첫날인 지난 9일 오전 광주 서구 상일여고 3학년 교실에서 한 선생님이 온라인에 게시할 수업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키우는 김모(40‧서울 송파구)씨는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두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내일부터 직장에 다니는 김씨 대신 친정어머니가 아이의 원격학습을 도와야 하는데, 학교에서 별다른 안내가 없어서다.

김씨는 15일 오전까지 학교로부터 출석체크나 수업진행 방식에 대해 듣지 못했다. 온라인 수업이 실시간 쌍방향 방식인지, 콘텐트 제공 방식인지도 아직 모른다. 김씨는 “학교에 전화해 물어보자니 극성 학부모로 찍힐까 봐 조심스럽다”며 “처음 있는 온라인 개학에 교사들도 힘들겠지만, 뭐가 어떻게 되는 건지 자세히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일 첫 초등 온라인개학…답답한 학부모

16일부터 초‧중‧고교 2차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는 가운데, 학부모 혼란도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한 안내를 받지 못한 학부모가 적지 않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불안이 크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온라인 개학에 따른 초등학교 긴급돌봄 및 원격수업 지원 현장 점검을 위해 지난 14일 오후 경기 안양 덕천초등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온라인 개학에 따른 초등학교 긴급돌봄 및 원격수업 지원 현장 점검을 위해 지난 14일 오후 경기 안양 덕천초등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직장에 다니며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이모(38‧서울 은평구)씨도 그중 하나다. 이씨는 “초등학생은 집에서 혼자 수업을 듣기 어려우니 학교에서 어떻게 도와야 한다고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설명이 전혀 없다”며 “교사들이 할 일을 부모에게 떠넘기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말했다.

중·고교 학부모도 불만이 적지 않다. 고등학생 딸을 둔 박모(48‧서울 강남구)씨는 “개학 전까지 학교에서 온 연락은 장비 관련된 설문조사가 전부였다”며 “수업은 대부분 EBS로 대체하고, 학부모 상담도 안 하는데 교사들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차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학습 플랫폼의 서비스 인프라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인터넷 캡처]

2차 온라인 개학을 하루 앞둔 15일까지 학습 플랫폼의 서비스 인프라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인터넷 캡처]

구글·EBS·줌…수업마다 제각각 "혼란스러워"

온라인 콘텐트를 제공하는 플랫폼에서 잇따라 접속 오류가 발생하는 것도 학부모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EBS가 운영하는 ‘EBS 온라인 클래스’는 원격수업 첫날인 지난 9일부터 먹통이었고, 13~14일에도 또다시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e학습터’도 14일 오전 로그인이 되지 않자 15일까지 긴급점검을 시행해 서비스 인프라 확대 조치에 나섰다.

일부 학교는 16일 개학에 앞서 시범수업을 하려 했지만, 접속 장애로 수업을 하지 못한 곳이 많았다. 고2 자녀를 둔 이모(50‧서울 강서구)씨는 14일 아이가 시범수업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오전 내내 EBS 로그인이 안 되는 일을 겪고 황당했다. 이씨는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미리 준비했으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며 “정부의 늑장대응에 왜 우리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중3, 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집에서 개학을 맞은 중3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중3, 고3 학생들의 온라인 개학이 시행된 지난 9일 서울 양천구 집에서 개학을 맞은 중3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로 2차 온라인 개학이 이뤄지면 접속자가 늘어 예상치 못한 오류가 생길 우려도 커진다. 16일에 추가로 온라인 개학하는 학생은 초등 4~6학년 132만여명, 중‧고교 1~2학년 180만여명으로 총 312만여명이다. 앞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는 중3‧고3(86만명)까지 합하면 총 400만명에 달한다.

학부모들은 수업 진행 방식이 교사마다 제각각인 것에도 불만을 제기한다. 같은 학교에서도 학년·과목마다 사용하는 학습 플랫폼이 다른 경우도 적지 않다. 고2‧중2 남매를 키우는 장모(49‧서울 양천구)씨는 “지난주부터 시범 수업을 했는데, 과목별‧교사별로 수업방식도 다르고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구글‧EBS‧줌 등 제각각이라 혼란스럽다”며 “교사들은 익숙할지 몰라도 학생들은 적응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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