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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주가하락기에 손실 더 키우는 3가지 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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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서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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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폭락하던 주가가 강하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일부 종목은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흐름을 기술적 반등 성격으로 규정한다.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인 후 경제 현실을 반영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란 이야기다.

투자자가 주식투자로 손실을 보면 나타나는 독특한 세 가지 심리가 있다. 우선 ‘손실회피심리’다. 투자 판단이 잘못됐거나 실수로 종목을 샀다면 손실을 보더라도 팔아야 더 큰 낭패를 모면할 텐데, 그걸 하지 못하는 심리다. 행동경제학자들은 투자자는 손실의 아픔을 이익으로 얻는 기쁨보다 두배나 더 강하게 인식하는 심리가 있음을 밝혀냈다. 그래서 이익을 얻으면 새가슴이 돼 주식을 서둘러 팔아 더 큰 수익을 걷어차 버린다. 손실을 보면 되레 용감해져 주가가 하락하는 데도 오히려 추가 매입에 나서는 무모함도 보인다고 한다. 손실 회피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투자자는 아무리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손실을 보는 한 어지간해선 주식을 팔지 못한다.

추가 매수에 나선 사람들의 머릿속엔 ‘본전 생각’이 들어 있다. 싼 가격에 같은 주식을 매입하면 원금 회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과연 주가가 생각대로 움직여 줄까. 주식투자에서 원금은 엎질러진 물, 즉 경제학 용어인 ‘매몰비용’이다. 내가 마음먹는다고 회수할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잃은 돈을 회수하려다 있는 돈마저 털릴 수 있다.

운이 좋아 주가의 반등한다 하더라도 이번엔 ‘소유효과’가 작용한다. 소유효과는 어떤 물건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그 물건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 반등기에 과거 추억의 가격을 소환하며 언젠가는 그 수준이 돌아올 것이라고 희망 고문을 하다가는 팔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크다. 주식을 물건으로 보지 말고 잠시 머물렀다 가는 종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이 소유효과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그러면 애착이 사라져 쉽게 헤어질 수 있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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