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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흘만에 최다 사망…성난 트럼프 "WHO 자금지원 재검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하루 1909명 사망, 누적 1만2844명…확진자 40만 육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마어마한 미국 돈을 지원받으면서 중국 중심적"이라며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어마어마한 미국 돈을 지원받으면서 중국 중심적"이라며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선언했다.[EPA=연합뉴스]

미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가 7일(현지시간) 하루 1909명이 늘어나 종전 최대치를 600명 넘게 경신했다. 최대 진앙인 뉴욕의 하루 사망자도 다시 치솟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 중심적 태도로 아무것도 안 했다"며 "자금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어마어마한 미국 돈 받으며 중국 중심적, #중국인 입국 금지 반대한 WHO 조사할 것" #뉴욕 하루 사망 599→806명 다시 치솟아 #쿠오모 "사망률=후행지표, 입원환자 줄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WHO는 어마어마한 액수의 미국 돈을 받으며, 우리가 대부분의 자금을 대는 데도 중국인의 여행을 금지한 내 조치를 사실상 비판하고 반대했다"며 "그들은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초기에 많은 정보를 갖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주 중국 중심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5000만 달러 이상을 지원하는 WHO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누적 사망자가 1만 2000명을 넘으면서 피해가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인 여행 금지를 반대한 WHO에 대응 실패의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도 "WHO가 정말 망쳤다"며 "대부분 미국의 지원을 받지만 어떤 이유에선지 매우 중국 중심적"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를 잘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다행히도 중국에 우리 국경을 일찍 개방하라는 그들의 조언을 거부했다"며 "왜 그들이 그렇게 잘못된 권고를 했나"라고도 적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앞서 사설에서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코로나 사태의 근원"이라며 "3월 11일까지 팬데믹을 선언하지 않으면서 사태를 키웠다”고 한 데이어서다.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드로스 사무총장의 말을 무시하고 중국 여행을 금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다.

파우치 "당뇨·고혈압 등 건강 나쁜 흑인이 불균형적 피해" 경고

앤서니 파우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7일 "소수 인종 특히, 흑인이 신종 코로나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어 크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리노이·루이지애나주 등에선 사망자의 70%가 흑인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AP=연합뉴스]

앤서니 파우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이 7일 "소수 인종 특히, 흑인이 신종 코로나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입고 있어 크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일리노이·루이지애나주 등에선 사망자의 70%가 흑인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AP=연합뉴스]

존스홉킨스의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 현재 누적 확진자는 39만 8809명, 사망자는 1만 2895명을 기록했다. 하루 신규 사망자가 1909명이 늘며 4일 최대치였던 1344명을 사흘 만에 경신했다. 5~6일 1100명대로 내려갔다가 급증세로 바뀐 셈이다.

뉴욕주도 하루 사망자가 806명으로, 종전 4일 630명 기록을 경신했다. 5일 594명→6일 599명으로 평평해진 곡선이 다시 치솟고 있는 것이다. 일리노이·루이지애나도 이날 각각 73명, 70명 신규 사망자가 발생해 하루 최고치를 기록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신규 사망자가 늘어난 데 대해 "사망률은 후행하는 지표(lagging indicator)"라며 "입원 환자 비율은 떨어졌기 때문에 바이러스 확산세는 평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전체 하루 감염자도 4일 3만 3300명에서 5일 2만 8200명으로 떨어진 뒤 6일과 7일 2만 9600명을 유지하고 있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센터(CDC) 국장이 이날 "사회적 거리 두기를 50%로 상정한 10만~24만명 사망 예측모델보다 훨씬 아래로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로버트 레드필드 미 질병통제센터(CDC) 국장이 이날 "사회적 거리 두기를 50%로 상정한 10만~24만명 사망 예측모델보다 훨씬 아래로 사망자 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AP=연합뉴스]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센터(CDC) 국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백악관의 '10만명~24만명' 사망 예측은 미국민의 '사회적 거리 두기' 참여율을 50%라고 상정한 것"이라며 "현재 90% 이상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사망자 수를 이보다 훨씬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 예측 모델은 여러 기관의 예측을 혼합한 것이었다며 워싱턴주립대 보건계량평가연구소(IHME)는 실제 이보다 낮게 보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IHME는 하루 사망자가 4월 16일 3130명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기 시작해 누적 사망자가 8만1766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앤서니 파우치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소수인종,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불균형적으로 피해를 주는 데 대해 크게 걱정스럽고 슬프다"며 "당뇨·고혈압·비만 등 기저질환과 열악한 건강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루이지애나·일리노이주 등지에서 사망자의 70% 이상이 흑인으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흑인 피해는 끔찍한 숫자"라며 "최종 수치는 아니지만 다른 인종에 비해 3~4배"라고 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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