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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포착' 휘성에 검은봉투 건넨 의문의 '패딩 남성' 누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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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성에게 검은 봉투를 건넨 남성이 건물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휘성에게 검은 봉투를 건넨 남성이 건물 앞을 서성거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가수 휘성이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한 상가에서 만난 검정색 패딩 차림의 남성을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휘성은 이 남성에게서 검정색 봉투를 받은 뒤 상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사고 장소에선 약병이 담긴 검정색 봉투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이 봉투가 같은 것인지 확인 중이다.

경찰이 확보한 CCTV에는 휘성이 ATM 점포에 들어간 뒤, 한 남성이 검은 봉투를 든 채 건물 앞을 서성이다 주차장 입구로 향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갈색 머리에 검은색 패딩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있었다.

곧이어 ATM 점포에서 나온 휘성 역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5분 뒤 다시 등장한 휘성은 검은 봉투를 들고 상가 안으로 들어갔다.

30분 뒤 휘성은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옆에 놓여있던 검은색 봉투 안에는 주사기 4개와 흰색 약병 5개가 담겨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물품을 압수한 뒤 그를 경찰서로 데려갔다.

"패딩 남성 찾아야"

경찰은 패딩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한편, ATM 점포를 드나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휘성의 계좌 조회도 검토 중이다. 봉투에 담겨있던 '에토미데이트'는 국가에서 지정한 마약은 아니다.

지난 31일 휘성이 쓰러진 건물 앞. 편광현 기자

지난 31일 휘성이 쓰러진 건물 앞. 편광현 기자

하지만 병원 내에서 마취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 휘성이 이 약품을 어떻게 구했는지 패딩 남성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박영덕 중독지원센터 부센터장은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이 마약으로 지정된 뒤 대체재로 쓰인다"며 "'주사 이모'라고 불리는 이들이 불법으로 놔주러 다니기도 하는 약물"이라며 고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해당 약품에 붙어있는 라벨로 유통 경로를 추적할 수 있다"고 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어느 선에서 빼돌려졌는지는 알 수 없겠지만 어느 병원에서 어느 환자에게 투약했다고 기록됐는지는 시스템으로 알 수 있다"며 "경찰 요청이 있으면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2015년 이후 불법 유통하는 이들이 생겨 경찰이 눈여겨 보는 약품이기도 하다. 경찰은 지난해 이 약품 4억원 어치를 불법으로 유통한 일당을 검거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당시 서울 강남경찰서 조사 결과, 한 제약사 직원이 병원 관계자와 공모해 빼돌린 에토미데이트 1740박스가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안전의약처는 "한 달 전쯤 이 약품을 마약으로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한 적이 있다"며 "결론은 아직 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에토미데이트 [연합뉴스]

에토미데이트 [연합뉴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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