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왜 안주나" "왜 덜 주냐"…경기도 재난소득 민원 봇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경기도 내 시·군이 늘고 있다. 2일 현재 도내 31개 시·군 중 27개 지자체가 지급 뜻을 밝혔다.

경기지역 화폐 [사진 경기도]

2일 안산시는 74만 모든 안산시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생활안정지원금(총 예산 713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 8만8000여명에게도 1인당 7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준다.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한다.

수원시도 이날 시민들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시민들에게 준다고 밝혔다. 수원시 인구는 125만명이다. 이중 내국인에게만 1200억여원이 투입된다.

오산시도 시민 모두에게 1인당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약속했다. 3월 기준으로 오산시 인구는 22만 7112명이다. 227억1120만원이 관련 예산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재명vs부천 논쟁 후 늘어 

지난해 4월 '경기지역화폐 체험 데이트' 행사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지사와 배우 김민교. 연합뉴스

경기지역 기초단체들의 동참이 는 건 이재명 경기지사와 장덕천 부천시장의 충돌이 봉합된 뒤다. 이 지사는 지난달 26일 "모든 도민에게 10만원의 재난기본소득을 주겠다"고 발표했는데, 그날 장 시장은 "1인당 10만원씩 주는 것보다는 어려운 소상공인 2만명에게 400만원씩 주는 것이 낫다"고 밝혀 빚어진 일이었다.

이에 이 지사는 "반대하는 지자체(부천시)를 제외하고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도의회의 부천시에 대한 반발 성명도 나왔다. 장 시장은 "제가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이후 이 지사는 "재난기본소득에 동참하는 시·군에 주민 1인당 1만원씩 재정을 지원하겠다"(지난달 30일)고 인센티브를 걸었다.

다만 다른 시·군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하는 지자체엔 이에 반발하는 주민 민원이 접수되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포천시는 1인당 최고 4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 여주시는 10만원이어서다.

경기도 긴급재난지원금 정리[자료 경기도]

아직 재난기본소득 도입을 발표하지 않은 도내 4개 지자체에도 "왜 안 주느냐"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예산을 마련하고 의회와 협의하느라 발표까지 시간이 늦어졌는데 그동안 시민들의 항의를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현재 도내에서 재난기본소득 지급 방침을 밝히지 않은 시·군은 고양·구리·남양주·부천 등 4곳이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