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00만 명당 확진자 중남미 최다…파나마 男女 함께 외출 못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남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각국 보건당국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중남미 약 30개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 6000명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각국은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고심 중이다. 일부는 이미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시행 중이다. 1일 BBC는 이중 다소 독특한 사례를 소개했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 중앙포토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 중앙포토

파나마에선 女 월수금, 男 화목토 외출

영토의 한복판을 운하가 관통하는 중남미 '교통의 허브' 파나마는 중남미 국가 중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가 가장 많다.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로 바이러스 유입과 확산에 취약해진 탓이다.

지난달 31일 파나마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075명이다. 파나마 인구는 431만 명에 불과한데 확진자 숫자는 인구 1억 명이 넘는 멕시코(1094명)와 비슷하다. 국제통계사이트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파나마 인구 100만 명당 확진자 수는 274명이다.

이에 파나마 정부는 성별을 나눠 외출을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여자는 월·수·금요일, 남자는 화·목·토요일에만 외출이 가능하다. 단 일요일엔 누구도 밖에 나갈 수 없다. 집을 나서면 두 시간만 외출이 허용된다. 지난달 31일 라우렌티노 티노 코르티소 파나마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트위터를 통해 직접 발표했다.

콜롬비아, 신분증 숫자 따라 외출 구분

콜롬비아에 위치한 소아차 지역.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에 위치한 소아차 지역.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콜롬비아는 코로나19로 내전까지 멈췄다. 30일 콜롬비아 반군은 웹사이트를 통해 "4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 동안 휴전을 선언한다"고 알렸다. 콜롬비아는 지난달 20일부터 전국적으로 외출 금지 상태다.

북부에 위치한 한 도시에서는 신분증에 적힌 마지막 숫자를 기준으로 외출 가능한 요일을 정했다. 이를테면 신분증 끝자리가 0, 7 또는 4로 끝날 경우 월요일에 외출이 가능하다. 숫자가 1, 8 또는 5로 끝나는 사람들은 화요일에 집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콜롬비아의 코로나19 확진자는 798명을 넘어섰다.

온두라스, 외출 막고 군 동원해 식품 배송  

온두라스의 후안 올랜드 에르난데스 대통령은 전 국민에게 외출 금지령을 내렸다. 거리에는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됐다. 대중교통 운행은 멈췄고 관공서와 사업장은 폐쇄됐다.

정부는 발이 묶인 시민을 위해 식품 배송에 나섰다. 외출 금지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 CNBC에 따르면 온두라스 정부는 식료품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자 이튿날인 지난달 25일 무장 군인을 동원해 약 320만 명에게 식품을 배달했다. 온두라스 정부는 빈곤 지역에서 시작한 이같은 배송을 큰 도시로 확대해 총 80만 가구에 식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