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박약 유발 변이유전자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정신박약 증세인 레트증후군을 유발하는 변이유전자가 발견돼 치료약 개발의 길이 열리게 됐다.

미국 베일러의과대학의 후바 조그비 박사와 스탠퍼드대학의 우타 프랑크 박사는 유전학 전문지 네이처 지네틱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X염색체에 있는 MECP-2유전자가 변이를 일으키면 레트증후군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조그비 박사와 프랑크 박사는 이 변이유전자가 발견됨으로써 다른 질병과 혼돈하기 쉬운 레트증후군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의 개발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정신박약을 일으키는 가장 일반적인 원인중 하나인 레트증후군은 생후 6-18개월 사이에 발생, 말하고 걷고 손을 통제하는 능력을 점차 상실하면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손 비트는 동작과 발작이 되풀이되는 유전질환으로 치료방법이 없다.

조그비 박사는 남성은 X염색체가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X염색체에 있는 MECP-2유전자가 변이되면 출생직적이나 직후에 사망한다고 밝혔다. 여성은 부모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씩 받기 때문에 X염색체가 두개이다.

조그비 박사는 레트증후군 환자 21명중 5명과 아버지가 같고 어머니가 다른 두 자매에게서 MECP-2 변이유전자가 발견되었다고 밝히고 나머지 환자들은 또다른 유전자의 변이가 원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병의 효과적인 치료법이 발견될 때 까지는 모든 여자 신생아들에 대해 MECP-2유전자의 변이 여부를 검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그비 박사는 말했다.

미국 국립아동보건 인간발달연구소 소장 뒤앤 알렉산더 박사는 이 변이유전자의 발견이 레트증후군의 진단과 치료를 가능케 하는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레트증후군학회에 따르면 미국에는 환자가 8천-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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