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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투 출근길에 박수···이웃 격려가 英구급대원 울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6일 오후 4시 영국 햄프셔주 베이싱스토크에 사는 구급대원 타일라 포터(22)의 출근길. 야간 근무를 위해 집을 나서는 그에게 어디선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어리둥절해 주변을 둘러본 그의 눈앞에 믿기 어려운 일이 펼쳐졌다. 거의 모든 이웃 주민들이 현관문 앞에 서서 그를 향해 박수를 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국 20대 여성 응급대원 포터 향해 #이웃들 현관문 앞에서 감사의 박수 #거리두기 지키려 선물 차에 놓고 가 #포터 부모, “요즘 딸 지쳐 울먹이기도” #“일할 때 용감해지는 딸 자랑스러워”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영국 구급대원 타일라 포터가 출근길에 이웃들의 박수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현관문 앞에서만 박수를 쳤다. [유튜브 캡처]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영국 구급대원 타일라 포터가 출근길에 이웃들의 박수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웃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현관문 앞에서만 박수를 쳤다. [유튜브 캡처]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 데일리메일 등은 한 사람의 출근길을 많은 이웃이 박수로 배웅한 사연을 전했다.

타일라 포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의료진이다. 이날도 신종 코로나 환자 이송 등의 업무를 하기 위해 병원으로 출근하는 길이었다. 포터가 현관문에서 나오자 그가 사는 동네는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포터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손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이웃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이웃 주민들이 그를 위해 준비한 깜짝 선물은 박수뿐 만이 아니었다. 그의 자가용 위엔 이웃이 직접 만든 케이크와 제품명이 ‘영웅’인 초콜릿이 놓여 있었다.

이웃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현관문 앞에서만 박수를 쳤고, 케이크와 초콜릿 선물도 대면하지 않고 차 위에 두고 가는 방식을 택했다.

포터가 박수를 받는 모습은 부모님과 여동생도 지켜봤다. 그의 어머니는 이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러면서 “나는 우리가 사는 곳이 좋다. 우리가 사는 거리의 모든 사람들이 단결해 오늘 밤 구급 업무에 나선 타일라에게 힘을 줬다. ‘영웅 초콜릿’과 집에서 만든 케이크도 감동이었다”고 썼다.

영국 구급대원 타일라 포터가 이웃들의 박수 응원에 감동해 울고 있다.[유튜브 캡처]

영국 구급대원 타일라 포터가 이웃들의 박수 응원에 감동해 울고 있다.[유튜브 캡처]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 동영상은 조회수 160만건 이상을 기록했고, 6만4000건 넘게 공유됐으며 수천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시민은 “타일라, 훌륭해. 내 아들도 구급대원이야. 너무 자랑스러워”라고 적었다.

포터의 아버지는 “내 딸이 매우 자랑스럽고, 이웃들과 의료진의 헌신에 깊이 감사하다”고 댓글을 남겼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집에선 사랑스러운 딸이지만, 밖에선 ‘코로나 전사’가 되는 포터의 모습을 이렇게 전했다.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며 수석 구급대원을 꿈꾸는 딸은 요즘 참혹한 현장 상황을 마주하면서 지쳐서 울먹일 때도 있어요. 하지만 밖에 나가면 용감한 표정을 짓습니다.”

한편 이날 오후 8시엔 영국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향해 동시에 박수를 보내는 캠페인이 벌어졌다. 이에 영국의 수백 만 가정의 현관과 창문, 발코니에서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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