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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뇌세포 유전요법으로 젊게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노화된 뇌세포를 유전자요법으로 젊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짐으로써 노화로 저하된 사고력과 기억력을 활성화 시키는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게 됐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의 마크 투신스키 박사는 14일 늙은 벵골원숭이 의 위축된 뇌세포를 유전자요법으로 완전히 젊은 세포로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밝히고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이 나는대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이 유전 자요법에 대한 임상실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신스키 박사는 미국과학원 회보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원숭이 실험에서는 또 뇌가 노화되면 신경원(神經元)들이 죽는 것이 아니라 위축현상을 나타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20살이 지나면 신경원이 하루에 1만개씩 줄어든다는 학설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이가 평균 23살로, 사람으로 치면 60-70대에 해당하는 늙은 벵골원숭이 8마리의 피부세포를 채취한 다음 이 피부세포에 사람의 뇌에서 발견되는 중요한 화학물질인 신경성장인자(NGF)를 만드는 유전자를 삽입, 이중 4마리에만 주입하고 나머지 4마리는 NGF가 삽입되지 않은 피부세포를 다시 뇌에 주입했다.

그 결과 NGF를 포함한 피부세포가 주입된 원숭이들의 뇌에서 이 유전조작된 피부세포가 NGF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3개월후 이 두 그룹의 원숭이들은 뇌를 검사한 결과 NGF가 없는 피부세포가 주입된 원숭이들은 뇌세포가 위축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반면 NGF가 주입된 원숭이들은 노화된 뇌세포가 거의 젊은 뇌세포로 변해 있었다.

NGF가 주입된 원숭이들은 뇌세포의 수는 젊은 원숭이가 갖고있는 뇌세포 평균치의 92%까지 회복되었으며 뇌세포의 크기도 젊은 원숭이와의 차이가 3%로 좁혀졌다고 투신스키 박사는 밝혔다.

투신스키 박사는 이처럼 젊음을 회복한 뇌세포가 실제로 늙은 원숭이의 사고력과 기억력을 다시 활성화시켰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현재 새로운 그룹의 늙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이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투신스키 박사는 이 원숭이 실험에서는 또 사고를 담당하는 뇌의 중요한 부분인 피질(皮質) 세포는 노화에 따라 거의 줄어들지 않는 반면 기저전뇌(基底前腦)라고 불리는 다른 뇌부위의 신경원들이 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늙은 원숭이의 경우 이 뇌부위 세포의 수가 40%나 적고 그 크기도 10%가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고 투신스키 박사는 말했다.

투신스키 박사는 그러나 NGF를 주입했을 때 뇌세포의 수가 거의 정상치를 회복한 것으로 미루어 노화에 의해 줄어든 세포가 죽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미국국립노화연구소의 브래들리 와이스 박사는 이 실험결과는 노화에 따라 수와 크기가 줄어든 신경원은 재생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하고 쥐가 아닌 원숭이로 실험한 것은 일보전진이라고 논평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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