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부작용 차단제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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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 등 항암치료에 수반되는 심한 구토와 통증을 차단하는 약이 개발돼 동물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됐으며 앞으로 1년안에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분자유전학 교수 안드레이 구드코프 박사는 항암치료 부작용 차단제 피피트린(Pifithrin)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이 약은 항암치료의 부작용인 구토와 통증을 약3시간동안 차단해 준다고 말했다.

구드코프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피피트린이 쥐 실험에서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앞으로 비비에 대한 실험을 거쳐 1년안에 직접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피트린이 암세포 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못하지만 피피트린의 약효가 확인되면 암환자를 고통속에 몰아넣는 방사선요법과 화학요법을 한층더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암치료는 너무나 고통스럽기 때문에 환자가 신체적으로 뿐아니라 감정적, 심리적으로 심한 타격을 받는다고 지적하고 항암치료가 견뎌낼만 하게 된다면 암환자들에게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드코프 박사에 따르면 피피트린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암세포로 변할 수 있는 결함세포를 죽이는 P53유전자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막아내게 된다는 것이다.

방사선요법이나 화학요법은 암세포외에 일부 정상세포도 손상시키고 P53유전자는 손상된 세포를 강제로 자살하게 만든다. 문제는 P53의 힘이 너무 강해 손상정도가 아주 경미해 기회를 주면 회복될 수 있는 세포마저 죽여 버린다는 것이다.

´P53은 예방조치로 손상된 세포를 무더기로 죽여버린다. 죽을 필요가 없는 세포마저 죽인다´고 구드코프 박사는 말한다.

구토, 통증, 탈모, 체중감소, 면역력 약화 등 항암치료로 나타나는 부작용은 바 로 이 손상된 세포들이 죽기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구드코프 박사는 일단의 쥐들에 암종양을 발생시키고 이들중 일부에만 피피트린을 주사한뒤 전형적인 항암치료법중 하나인 방사선요법을 시행했다.

피피트린이 주사된 쥐들은 그렇지않은 쥐들에 비해 방사선요법을 아주 잘 견뎌냈다. 피피트린이 투여된 쥐들은 또 30마리 모두가 8.5개월동안 생존했고 피피트린을 맞지않은 30마리중에서 8.5개월을 생존한 쥐는 5마리에 불과했다.

피피트린의 약효가 떨어지자 P53유전자는 다시 활동을 개시했으나 방사선요법으로 손상된 세포들은 그 때에는 거의 회복된 상태였고 그 때까지 회복되지 못한 수리불가능한 세포만이 P53유전자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구드코프 박사는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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