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건강⑨ 영양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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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남지 않은 고입, 대입 수험시험.. 이맘때가 되면 수험생뿐 아니라 수험생이 있는 가정은 온 가족이 모두 긴장하게 됩니다. 가족들이 무엇보다 염려하는 것은 시험을 치르는 그날까지 건강하게 지내는 것, 그리고 가장 좋은 컨디션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닌지요.

그렇다면 영양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

아침식사는 건강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들어 아침식사가 학습능력, 사고력, 집중력, 및 대인관계를 향상시켜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도 아침을 거르면 기억력과 정신적인 업무의 수행능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연료로 이용하는데, 음식섭취가 안되어 혈당이 떨어지면 뇌에서는 포도당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저장된 지방을 연료로 이용하게 됩니다. 동물 실험에서는 학습훈련 2시간 전에 포도당을 투여하여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사람에게도 적용되리라 생각되며, 학생을 대상으로 한 일부 연구결과들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포도당이 뇌에 좋은 효과를 준다 해서 무조건 당분을 많이 먹어 학습효과를 높여야겠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학습이나 기억, 집중력 등은 음식을 많이 먹어 배가 불러 있을 때보다는 오히려 배가 약간 비어 있을 때가 좋습니다. 즉, 뇌신경세포 활동에 포도당이 필수적이기는 하나 배가 조금 고픈 정도로 대뇌피질을 자극하여 활성화시키고, 행동을 민첩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수험생은 적절한 포도당 공급을 위해 식사를 거르지 말되, 항상 과식은 피하는 것이 체력관리를 도모함과 동시에 학습효과를 올리게 됩니다.

다음으로는 중요한 것은 균형잡힌 영양섭취입니다. 수험준비를 하는 시기에는 뇌세포의 화학변화와 뇌기능 발달에 열량이 많이 소비되므로 영양소(특히 비타민B군)가 부족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시금치, 쑥갓, 당근 등), 두릅(대?, 두부 등), 도정되지 않은 곡식(현미, 각종 잡곡 등) 등의 섭취가 필요합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고기, 생선, 계란, 치즈 등)과 비타민 C(과일류)의 섭취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수험생들은 간식으로 라면이나 과자류, 인스턴트 식품을 섭취하고 있는데, 이렇게 열량만 많고 포만감이 적은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다음날 아침 식욕도 증진시켜 줄 수 있습니다. 만일 수험생이 아침 이른 시간에 도저히 식사를 할 수 없다면 집을 나서기 전 주스나 우유, 그리고 주먹밥 정도의 간단한 식사라도 하는 것이 학습력과 집중력을 높힌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영양과 이영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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