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의 뇌 세포를 살리는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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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뇌졸중을 경험하고 몇 일이 지나면 전사(pro-death) 신호들이 전달되어 대부분 뇌 세포는 죽고, 자살하도록 만드는 다른 분자들이 죽게 만들기도 한다. 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 부위가 좁지 않고 넓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로체스터 대학 연구진은 이렇게 죽는 뇌 세포를 살리기 위해 허피스 바이러스(herpes virus)를 이용, 뇌 세포가 뇌졸중에 내성을 가지도록 만들었다. 즉, 세포 예정사 과정을 조절하여 세포가 자살하는 것을 막은 것이다. 이 결과는 8월 15일자 Journal of Neuroscience에 발표되었다.

뇌졸중으로 혈액 공급이 차단, 산소가 부족하게 되어 뇌가 한 번 손상되면, 수많은 분자 신호들이 분비되어 아직 건강한 세포들도 스스로 죽도록 만들어 초기 손상의 영향이 더욱 가중된다. 이런 광범위한 자살 기작은 4일에서 1주일까지 지속되기도 하는데, 뇌졸중 환자들이 장애를 많이 겪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현재, 뇌졸중 치료 방법은 혈전을 녹이는 방법뿐인데, 이런 약은 뇌졸중이 시작된 지 몇 시간 내에 병원에 간 경우에만 사용이 가능해서 소수의 경우에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뇌졸중으로 처음 손상된 부위, 즉 명암선(penumbra)이라 알려진 곳에서 세포가 점점 손상되는 것을 막는 약은 아직 승인된 것이 없고, 뇌 세포 손상을 막기 위해 수십 가지 약을 연구하고는 있지만 안전성이나 효과가 입증된 것이 없어서 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Howard Federoff 박사는 저산소 현상을 뇌 세포가 직접 대처해 살아남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하면 뇌졸중으로 인한 장애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이를 위해, 먼저 ´무엇이 뇌 세포를 죽게 하는가? ´라는 의문점을 해결했다. 수많은 실험을 통해, 종양 세포가 잘 죽지 않는 원인과 관련된 두 가지 유전자가 뇌 세포사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는 HIF1a와 p53으로,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p53은 정상적으로 암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HIF1a는 산소가 적은 환경에서 골수가 적혈구를 더 만들어내도록 한다. 각각이 모두 종양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HIF1a와 돌연 변이된 p53은 커다란 종양 내부같이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종양 세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로체스터 연구팀은 뇌에서는 HIF1a와 p53 둘 다 손상된 세포가 죽는데 기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런데, 허피스 바이러스를 이용해 결함이 있는 HIF1a 유전자를 쥐의 뇌 세포에 전달해 주니, 대부분 세포들이 저산소 상태에서도 죽지 않았다. 또, 뇌졸중 세포 배양 모델에서도 뉴런이 훨씬 적게(정상의 절반 정도) 죽었다. 학계에서는 세포가 자살하느냐 아니냐는 산소를 이용하는 세포의 에너지원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에서 HIF1a와 p53이 보내는 신호에 달려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HIF1a는 산소 센서로서 저산소 상태이면 세포가 죽게 도와주거나 아니면, p53을 활성화시켜 세포사 과정을 시작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확한 스위치가 어떻게 조절되는지 알 수 있다면 뇌졸중을 치료할 수 있는 신경 방어 물질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출처] http://www.rochester.edu/pr/releases/med/hif.htm : 1999년 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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