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센트럴파크에 야전병원 세운 날, 슈퍼 전파자는 퇴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 환자가 3만 3000명 이상 발생한 뉴욕시가 29일 국제구호단체 '사마리아인의 지갑' 후원으로 센트럴파크에 처음으로 68개 병상의 임시 야전병원을 짓고 31일부터 가동한다.[AP=연합뉴스]

뉴욕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환자가 3만명 이상 급증하자 센트럴파크에 처음으로 임시 야전병원을 29일(현지시간) 설치했다. 제비츠 컨벤션 센터엔 육군 공병단이 2900개 병상을 갖춘 임시 병원을 완공해 30일부터 가동하기로 했다.

임시 호흡기 전문 야전병원 31일부터 가동 #뉴욕 컨벤션센터에는 2900개 병상 임시 병원 #1000개 병상 해군 병원선 컴포트 호도 입항 #'슈퍼 전파자' 맨해튼 변호사, 30일만에 완쾌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센트럴파크 이스트 메도우 잔디밭에 주말 동안 설치한 68개 병상의 비상 야전병원을 31일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센트럴파크 야전병원은 호흡기 치료를 전문으로 설계됐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뉴욕시가 국제 구호단체인 '사마리아인의 지갑'의 후원으로 설치한 이 야전병원은 길 건너 마운트 시나이 병원이 운영하게 된다. 사마리아인의 지갑 측은 야전병원 운영을 위해 의사와 간호사, 검사 인력을 추가로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육군 공병단이 29일 뉴욕시 맨해튼 제비츠 컨벤션 센터에 29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을 설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과 나흘도 안 돼 최신식 병원을 완공해냈다"고 치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밤 11시 현재 뉴욕시 확진자만 3만 3768명, 사망자 776명에 달한다. 한 도시가 미국 전체 확진자(14만 2356명)의 23.7%, 사망자(2493명)의 31.1%를 차지하는 셈이다.

뉴욕시 박람회장인 제비츠 센터에도 육군 공병단이 2900개 병상 규모의 임시 병원을 완공해 30일부터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다. 또 버지니아 노퍽 항을 출발한 1000개 병상 규모의 해군 병원선 컴포트 호도 이날 뉴욕 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육군 공병단과 연방재난관리청에 감사한다"며 "공병단이 채 나흘도 되지 않아 최고급 병원을 지었다"고 칭찬했다.

그는 "뉴욕 JFK 공항에 12만개 N95 마스크와 안면 보호구 190만개와 가운, 1030만개 의료용 장갑을 가득 실은 비행기가 도착했다"며 "앞으로 매일 보낼 것"이라고 했다.

29일 퇴원한 미국 뉴욕 슈퍼 전파자인 로렌스 가르버스와 부인 디나. 가족들 스스로 신원을 공개했다.[ABC방송 유튜브 캡처]

하지만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산소호흡기를 제외한 의료장비 일주일 분량을 확보했다"며 "산소호흡기 수백개는 당장 필요하며 나머지 의료장비들도 4월 5일까지 다시 보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이날 "뉴욕 최초 감염자(Patient Zero) 로렌스 가르버스가 맨해튼 병원을 퇴원해 동북부 교외 뉴로셸 자택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맨해튼 한 로펌 변호사인 그는 지난 2월 29일 입원해 3월 2일 신종 코로나 환자로 확진됐다. 이후 부인과 자녀, 이웃, 친구 등 직접 감염시킨 사람만 50명을 넘어 뉴욕의 슈퍼 전파자로 불려왔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