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처리로 바람기 억제 가능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 처리로 숫쥐의 바람기 억제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톰 인설 박사 연구팀은 한마리 암쥐에 충실한 성향의 프레리 들쥐 유전자를 혼교성향의 숫쥐에게 투여한 결과 이 숫쥐도 암쥐에 충실한 성향으로 변했다고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 최신호에서 밝혔다.

에모리대학 연구팀은 인간외의 다른 영장류를 상대로 유사한 실험을 최근 실시했으며 인간에 대한 실험도 계획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프레리 들쥐 숫놈은 암쥐와 교미후 상대 암쥐와 같은 둥지에서 사는 성향이며 암쥐가 새끼를 낳으면 새끼 옆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반 숫쥐는 암놈과 교미한 뒤에는 암놈을 떠나며 새끼를 키우는데 관계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프레리 들쥐의 유전자를 투여받은 숫쥐들은 때때로 다른 암쥐와 교미하기는 했지만 한마리 암쥐에 충실한 성향으로 변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하나로 복잡한 사회성향을 크게 빠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실험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쥐의 행동변화는 숫쥐를 공격성과 사교성에 영향을 미치는 뇌에 있는 특정 호르몬 수용체에 변화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구팀은 "일부일처제 정착과정에는 많은 유전자가 개입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실험은 DNA 배열과 뇌의 화학적 구조, 사회적 성격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첫 시도"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연구가 인간의 사회적 고립이 뇌 기능 이상에서 나오는 것임을 연구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뤼셀=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