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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 젊은 골퍼들에겐 새로운 기회?

중앙일보

입력

지난해 12월 7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트윈도브스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효성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티샷하는 최혜진. [사진 KLPGA]

지난해 12월 7일 베트남 호치민에 위치한 트윈도브스 골프장에서 열린 KLPGA 투어 효성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티샷하는 최혜진. [사진 KLPGA]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대표 선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종목 중 하나였던 여자 골프가 새 경쟁 판을 짜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올림픽 출전권 경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도쿄올림픽 1년 연기가 확정된 뒤, 국제골프연맹(IGF)의 앤서니 스캔랜 사무총장은 미국 골프채널을 통해 "이번 결정에 대한 IOC의 추가 정보를 얻을 때까지 자격과 같은 문제에 대해 추측하는 것은 이르다"면서도 "선수에게 필요한 계획을 위해 IOC와 함께 협력하겠다. 내년 올림픽이 안전하면서도 공정하게 경기를 치러 기억에 남을 경험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 골프는 올림픽 개막 1달 전인 6월말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각 국에서 2~4명씩 선발한다. 세계 랭킹 15위 안에 6명이 든 한국 여자 골프는 4장의 출전권을 놓고 고진영(25·세계 1위), 박성현(27·3위), 김세영(27·6위), 이정은6(24·10위), 박인비(32·11위), 김효주(25·13위) 등이 경쟁하고 있었다.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을 땄을 당시 박인비의 모습.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을 땄을 당시 박인비의 모습.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여자 골프 선수들은 대부분 도쿄올림픽에 대한 목표 의식이 뚜렷했다. 박인비가 4년 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모습을 보고 동기 부여를 얻은 게 대부분이었다. 고진영은 "올림픽이 내겐 좋은 모멘텀이 된다. 머릿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그리고 있다"고 했고, 박성현은 "도쿄올림픽은 내 마음 속의 꿈"이라고 했다. 이정은6도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 기간에 IOC 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올림픽에 대한 목표가 생겼다"고 했다. 후배들에게 자극을 준 박인비 역시 "올림픽은 내 마음 속의 목표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정말 잘 하고 싶다"면서 올림픽 재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올림픽이 1년 뒤로 연기되면서 선수들은 이번 시즌이 다시 열릴 때 전략과 목표에 대한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올림픽이 올해 일정에서 사라진 만큼 이젠 세계 랭킹을 오랫동안 상위권에서 유지하는 게 필요해졌다. 1년 뒤까지 현재의 랭킹을 지키면서 경쟁 체제를 그대로 이어가리란 보장이 없다. 그만큼 랭킹 포인트가 상대적으로 많이 걸린 메이저 대회에 대한 목표 의식이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박인비는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올림픽 연기 결정은 잘 된 일이다. 현재는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은 연기됐지만 (도쿄올림픽 출전) 도전은 당연히 계속해갈 것"이라고 했다.

임희정. [중앙포토]

임희정. [중앙포토]

조아연. [사진 KLPGA]

조아연. [사진 KLPGA]

반대로 현재는 랭킹이 다소 낮지만 새로운 기회를 얻을 선수들도 있다. 최혜진(21), 조아연(20), 임희정(20) 등 젊은 선수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올해 LPGA 투어 대회 출전 횟수를 늘려가 내년 미국 진출을 노리던 최혜진이 주목받는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 간담회에서 "처음 골프하면서부터 세운 목표가 세계 1위와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도쿄올림픽은 나가기 힘들겠지만 다음 올림픽엔 꼭 나가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확정되는 새 기준 시점이 언제일 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재처럼 올림픽 개최 시점에 임박해 확정 시점도 옮길 경우, 최혜진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1년여간 상대적으로 랭킹 포인트가 높은 미국 대회에 다수 출전하면서 성과를 내면 순위 상승도 가능하다. 최혜진은 현재 세계 27위다. 2000년생 동갑내기인 임희정이 24위, 조아연도 32위여서 언제든 향후 결과에 따라 랭킹을 끌어올릴 수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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