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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사진 있다” 자수하러 왔던 20대 음독해 병원행

중앙일보

입력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성착취물이 유포된 'n번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 음란물을 갖고 있던 20대 남성이 음독한 채로 경찰에 자수했다가 병원에 이송됐다.

텔레그램 이용자와 대화 나누다 아동 음란물 입수한 듯 #독극물 마신 뒤 경찰에 자수…현재 생명에는 지장 없어

여수경찰서. [연합뉴스]

여수경찰서. [연합뉴스]

 25일 전남 여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1시 40분쯤 20대 남성 A씨가 "n번방 사진을 보관하고 있다"며 자수했다. A씨는 n번방 회원은 아니지만 n번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 음란물 사진 여러 장을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있었다.

 경찰은 A씨가 텔레그램을 이용해 n번방 회원으로 추정되는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다 아동 음란물 사진을 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텔레그램은 서로 연락처를 공유하지 않은 이용자와도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한 이용자가 A씨와 대화하던 중 "n번방 음란물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고 A씨가 "그렇다면 보내봐라"고 하면서 아동 음란물을 입수하게 된 것이다. A씨는 최근 n번방 사건 핵심 피의자 중 하나인 일명 '박사' 조주빈(25)씨가 구속되는 등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두려움에 떨다 자수를 선택했다.

 A씨는 자택에서 독극물을 마신 뒤 경찰서를 찾았다. 경찰은 A씨의 음독 사실을 모른 채 조사하던 중 "독극물을 먹고 왔다"는 말을 들은 즉시 A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A씨는 조사 당시 해당 독극물을 먹으면 얼굴이 파랗게 변하는 '청색증' 현상도 보였다. A씨는 독극물 위세척이 가능한 광주광역시 소재 전남대병원으로 이송됐고 현재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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