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지 응급처치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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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휴가를 미뤘던 사람들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다시 피서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휴가는 일상 업무로 인해 쌓인 피로를 풀고 모처럼 가족또는 연인과의 즐거운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자칫 방심하다보면 예기치 않은 사고로 몸을 다칠 수 있다. 피서지에서 유용한 응급처치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물놀이 사고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때는 반드시 뒤에서 몸을 잡도록 해야한다. 또 물에서 건져낸후에는 물을 토하게 하는 것보다 숨을 쉴 수 있도록 기도를 유지시켜 주고 인공호흡을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식이 없더라도 호흡이나 맥박이 뛰고 있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것은 아니므로 편한 자세로 누인 뒤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흔히 영화 등에서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 뒤 배를 눌러 먹은 물을 토하게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구토를 유발시키다 자칫 음식물 등 위 내용물이 기도를 막으면 질식할 수 있다.

다이빙이나 윈드서핑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이라면 목뼈(경추)의 손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대부분 아랫쪽 목뼈가 손상을 입는다. 경추손상시는 팔. 다리가 무기력하게 축 늘어지는데 이때는 목을 고정시켜주는 것이 안전하다.

맥박과 호흡이 확인되지 않으면 즉시 인공호흡, 심장마사지를 실시한 뒤 곧바로 의료기관으로 후송해야 한다. 병원이송시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므로 젖은 옷을 벗기고 마른 담요로 체온을 보존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출혈
산이나 바닷가에서 정신없이 놀다보면 날카로운 물체에 상처를 입기 쉽다. 이 경우에는 일단 상처부위의 출혈정도를 살펴보고 피의 성질을 잘 살펴보는 게 중요하다.

상처가 깊지 않고 피의 색이 검붉고 출혈부위를 압박했을 때 쉽게 멎는다면 정맥출혈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선홍색 피가 박동치면서 뿜어져 나온다면 동맥손상일 우려가 있으므로 다음과 같은 요령으로 응급처치를 하는게 필요하다.

우선 환자를 누인 상태에서 가능한 한 상처부위를 높게 한다. 그런 다음에 상처부위를 잘 살펴서 상처를 낸 물체, 유리조각이나 나무조각 등을 제거하되, 상처속에 있는 물체를 찾기 위해 상처를 후벼파는 일은 삼가야 한다.

이렇게 한뒤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상처부위에 대고 눌러 지혈이 되도록 단단히 묶는다. 이 경우에도 지혈을 위해 상처부위를 고무줄 등으로 졸라 꽉 묶는 것은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화상
야외에서 취사 도구 등을 다루다 화상을 입을 수 있다. 먼저 화상의 정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피부가 빨갛게 변하기만 하면 1도화상, 물집이 잡히면 2도화상, 화상부위가 하얗게 변하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3도화상이라고 할 수 있다. 1도화상은 그대로 방치해도 괜찮으나 2도 이상의 화상이라면 먼저 화상부위에 있는 옷, 신발, 반지 등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그런 뒤에는 화상부위의 통증감소와 세척을 위해 차가운 물에 10분이상 담근다.

통증이 어느정도 감소되면 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깨끗한 천 등으로 화상부위를 감싸 보호한다. 연고나 크림 등 외용약품을 함부로 바르지 않도록 한다.

◆골절
야외에서 골절여부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뼈나 관절부위를 심하게 다쳤다면 일단 골절을 당한 것으로 보고 응급처치를 하는 게 좋다.

먼저 손상부위를 가능한 한 움직이지 말아야 하며 원상태로 돌려놓기 위해 무리하게 손상부위를 만진다면 뼈주위의 근육이나 혈관을 더욱 손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손상부위를 고정시키기 위해서는 부목을 사용해 묶어주면 된다.

또 발목 등 관절을 삔 경우에는 무리하게 발목을 움직이지 말고 가장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한 뒤 삔 부위를 붕대 등으로 감아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움말]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중의 교수, 한림의대 성심병원 응급의학과장 왕순주 교수

김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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