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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 외환위기 후 첫 마이너스" 외국서 우울한 전망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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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국 경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연간 기준으로 한국이 역성장한 사례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5.1%)와 1980년 2차 오일쇼크(-1.6%)뿐이다.

오일쇼크·외환위기 이후 3번째 역성장 가능성 #한국 성장률, 한달만에 2%P 낮춘 -1.0% 전망 #미국·유럽 코로나19 확산에 하반기 반등 어려워 #케빈 하셋 "1929년 대공황 사태 재현할 수도"

22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한국의 2020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감률을 -1.0%로 전망했다. 2월 말 전망치인 1.0%와 비교해, 한 달 만에 2%포인트나 낮췄다.

실제로 한국의 올해 1분기 역성장(전 분기 대비)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한국의 1분기 성장률에 대해 -3.7%로 가장 비관적으로 전망했고,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1.4%)와 바클레이스(-1.3%) 등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올해 1분기를 두고 “마이너스 성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2분기까지 한국의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된다고 보는 기관이 늘었다는 점이다. 영국 정보제공업체 IHS는 올해 2분기 한국 GDP가 전 분기 대비 0.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2분기 -0.9% 전망치를 내놨다. 전 분기 대비 GDP 증감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통상 리세션에 진입했다고 본다. 한국이 2분기 연속으로 성장률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은 2003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GDP 증감률은 1·2분기 각각 -0.7%, -0.2%를 기록했다. 이전에는 1997년 4분기부터 1998년 2분기까지가 유일한 경기침체 국면이다.

한국이 앞으로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은 33%로 집계됐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18%에 불과했던 수치가 2월 20%를 기록한 뒤 가파르게 높아졌다. 캐나다 스코샤뱅크는 가능성을 50%까지 보고 있다.

한국 경제의 연간 성장률 마이너스를 막기 위해서는 3·4분기 강한 반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히려 세계 경기 침체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JP모건은 “2∼4월 사이에 거의 모든 국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며 “역대 최장 기간의 글로벌 확장세는 끝났고, 이제부터는 2020년 경기침체의 강도와 그 기간을 예측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학자인 케빈 하셋은 코로나19가 미국에 대공황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제학자인 케빈 하셋은 코로나19가 미국에 대공황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특히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24%(연율 기준)로, 급감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전망을 20일 내놨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 GDP 감소율(8.4%)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케빈 하셋 전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19일 CNN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인 대유행)은 1929년 대공황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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