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백이 안전을 선택한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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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8강전〉 ○·구쯔하오 9단 ●·신민준 9단

장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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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②=신민준은 1999년생이고 구쯔하오는 1998년생이다. 갓 스물을 넘긴 이들은 어린 시절 인터넷 바둑과 함께 살았고 지금은 AI와 더불어 살고 있다. AI의 진수를 누가 더 흡수해 내느냐, 여기에 승부가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신민준 9단은 1로 하나 찌른 뒤 3으로 두었다. 묘한 응수타진이다. A로 받으면 안전하지만 왠지 상대의 주문에 따라주는 느낌이 있다. B로 반발하면 상대가 A로 쳐들어오는 게 두렵다.

AI의 선택

AI의 선택

◆AI의 선택=AI는 주저 없이 백1의 반격을 선택했다. 흑2로 뚫리는 게 겁나지만 두려움 같은 감정을 알 리 없는 AI는 단지 합리적 판단에 따라 전투를 선택한 것이다. 사실 이런 정도 수순은 인간 고수도 어렵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문제는 형세판단이다. 이게 왜 좋은 건지 그 미세한 차이를 인간은 알기 어렵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구쯔하오는 1로 받아 간명함과 안전을 선택했다. 흑2의 급소 한방이 아프지만(흑 세력이 커졌다) 선수를 잡아 3으로 견제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인간다운 생각이다. 다만 AI는 3보다는 A까지 넓게 벌리는 수를 1% 정도 높게 평가했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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